▶ 2019년 강성훈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한국 선수 우승
이경훈(30)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AT&T 바이런 넬슨(총상금 810만 달러) 우승을 차지했다.
이경훈은 16일 텍사스주 매키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파72·7천468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8개와 보기 2개로 6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 합계 25언더파 263타를 기록한 이경훈은 2위 샘 번스(미국)를 3타 차로 따돌리고 PGA 정규 투어 첫 승을 달성했다. 우승 상금은 145만8천 달러(약 16억4천만원)다.
이로써 이경훈은 최경주(51), 양용은(49), 배상문(35), 노승열(30), 김시우(26), 강성훈(34), 임성재(22)에 이어 한국 국적 선수로는 통산 8번째로 PGA 투어 정상에 올랐다.
올해 1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김시우 이후 약 4개월 만에 전해진 한국 선수의 PGA 투어 승전보다.
국가대표 출신 이경훈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리스트로 한국오픈에서 2015년과 2016년 2연패를 달성했고, 일본프로골프 투어(JGTO)에서도 2승을 거둔 선수다.
2016년 PGA 2부 투어에 입문한 그는 2018-2019시즌부터 PGA 정규 투어에서 활약, 이번에 통산 80번째 대회에서 첫 우승 감격을 누렸다.
3라운드까지 번스에 1타 뒤진 단독 2위였던 이경훈은 2∼4번 홀에서 3연속 버디를 잡아 선두로 뛰쳐나갔다.
이후 6번과 8번 홀에서도 1타씩 줄이며 오히려 2위권 선수들과 간격을 3타까지 벌렸다.
9번 홀(파5) 티샷 실수로 1타를 잃은 이경훈은 12번 홀(파5)에서 다시 한 타를 줄여 3타 차 리드를 지켰다.
위기는 16번 홀(파4)에서 찾아왔다.
약 4.5m 파 퍼트를 앞둔 상황에서 악천후로 경기가 중단됐다.
3타 차 리드였지만 만만치 않은 파 퍼트가 남은 상황에서 2시간 30분 정도 경기가 중단되며 좋았던 흐름이 끊길 가능성이 있었다.
경기가 재개된 후 이경훈의 파 퍼트가 다소 짧아 2위권 선수들과 격차는 2타로 줄었다.
그러나 이경훈은 이어진 17번 홀(파3)에서 티샷을 홀 약 1m 남짓으로 보내 다시 3타 차로 달아나 승세를 굳혔다.
3타 차 리드를 안고 마지막 18번 홀(파5)에 들어선 이경훈은 두 번째 샷으로 그린을 직접 공략해 '투온'에 성공했고 약 12m 거리에서 시도한 이글 퍼트가 홀 바로 옆에 멈춰 서며 기분 좋은 버디로 자신의 투어 첫 우승을 자축했다.
이 대회는 2019년 강성훈에 이어 올해 이경훈이 우승하며 2회 연속 한국인 챔피언을 배출했다. 작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대회가 열리지 않았다.
또 배상문이 HP 바이런 넬슨 챔피언십이라는 명칭으로 열린 2013년에도 우승하는 등 이 대회와 한국 선수의 좋은 인연이 계속됐다.
강성훈은 최경주와 함께 18번 홀 그린에서 이경훈을 기다렸다가 후배의 첫 우승을 축하해줬다.
올해 2월 피닉스오픈 공동 2위가 최고 성적이었던 이경훈은 이번 우승으로 20일 개막하는 메이저 대회 PGA 챔피언십 출전권을 획득했다.
7월 출산을 앞둔 아내 유주연 씨에게 멋진 선물을 안긴 이경훈은 또 2022-2023시즌까지 PGA 투어에서 뛸 자격을 확보했다.
강성훈은 11언더파 277타로 공동 47위에 올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