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애틀경찰 출동 지연...911신고에 지난해 여름 평소보다 2배 늦게 출동

2021-05-1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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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관 부족 vs 운영부실 논쟁

시애틀경찰 출동 지연...911신고에 지난해 여름 평소보다 2배 늦게 출동

로이터

작년 여름 시애틀경찰의 911 신고 대응출동이 평소보다 크게 느려진데 대한 원인분석과 대응방안을 놓고 경찰국과 관련 시민단체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시애틀타임스가 보도했다.

코비드-19 팬데믹 상황에 격렬한 인종차별 항의시위까지 겹쳤던 작년 6월 시애틀경찰의 전체 911 출동시간은 평균 41분으로 전 달(5월)의 평균 20분보다 2배 이상 늦었고, 살인·강도·폭행 등 최우선순위 신고에 대한 출동도 경찰국 목표인 7분보다 4분 초과한 11분이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BLM(흑인생명 존중) 시위가 거의 폭동수준이었던 작년 5~6월 캐피털 힐의 동부경찰서는 911 출동시간이 평균 1시간을 초과하기 일쑤였고 강력사건 신고 출동도 평균 18분에 달했다.


당시 동부경찰서는 6개 블록을 점유한 시위대가 경찰서 건물도 포위하자 경찰관 전원이 철수했었다.

경찰국은 당시 과격시위가 연일 벌어졌고, 팬데믹으로 결근한 경찰관이 많았으며, 살인사건도 평소보다 늘어난 반면 경찰관의 오버타임 예산은 삭감돼 911 신고에 대비할 경찰력이 크게 부족했다며 이는 경찰국의 인원 및 예산 삭감을 추진하는 시의회와 시민단체들이 참작해야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당국 데이터에 따르면 작년 6월 이후 병가나 장애로 업무에서 제외된 경찰관은 평균 110여명으로 평소의 40여명보다 거의 3배나 많았으며 과격시위의 혼란기 이후 은퇴하거나 전직한 경찰관도 186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국은 현재 ‘충원 위기’를 맞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경찰의 911 출동이 늦어진 것은 경찰국이 시위대 진압에 과도한 병력을 투입했기 때문이라고 반박한다.

이들은 경찰관 이직현상은 작년 이전에도 증가추세였다며 요즘 경찰 출동시간이 비교적 빨라지고 있는 것을 보면 이는 인원부족이 아닌 운영부실의 문제라고 반박한다.

이들은 경찰국 예산이 일부 삭감되거나 타부서로 이전됐지만 지난해 경찰관들의 오버타임 지출은 2019년보다 오히려 많았고 올해 경찰관 충원계획도 이미 시의회의 승인을 받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경찰국 측은 올해 들어서도 58명이 이직한 반면 신규채용은 30명에 불과해 현재 전체 경찰관이 1,090명으로 작년의 1,290명에서 크게 줄었다며 이는 1980년대 이후 최저수준이라고 주장했다.

한 관계자는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경우 시민들이 어떤 형태로든 범죄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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