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애틀 홈리스 복지 주민투표안 벌써 ‘삐걱’

2021-05-0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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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명수집 작업 이틀 앞두고 일부 무숙자 단체 반대 청원

시애틀 홈리스 복지 주민투표안 벌써 ‘삐걱’

로이터

시애틀 홈리스들의 복지증진 주민투표안인 ‘시애틀 긍휼’을 올가을 선거에 상정하기 위한 서명수집 작업이 시작되기 이틀 전인 6일 일부 홈리스 인권단체들이 투표지에 인쇄될 문구가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며 이를 수정해주도록 법원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시애틀 긍휼’ 추진단체는 3만3,000명 이상의 유권자 서명 수집작업을 8일 시작할 예정이지만 킹 카운티 법원이 반대 단체들의 진정서를 받아들여 투표지 문구수정을 명령할 경우 서명 수집작업이 2~3주 지체되며 그 전에 받은 서명은 무효처리 된다.

‘시애틀 긍휼’ 투표안은 시정부 헌장을 개정해 홈리스들을 위한 주택마련과 행태건강 관리 분야의 지출에 우선순위를 두고, 홈리스들을 관련 서비스기관으로 연결시켜준 후에야 공원과 보도 위 등에 최근 급격하게 늘어난 홈리스 움막들을 철거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시정부 검사가 작성한 투표지 문안은 매년 시정부 세입의 최소한 12%를 홈리스 등 대민사업에 배정하고, 정신질환 및 마약중독 치료비를 지원하며, 연간 2,000 유닛 이상 주거시설을 마련하고, 빈곤이나 정신질환과 연관된 범죄로 체포된 사람들을 위한 법적 관용 프로그램을 시행하며, 공공장소의 움막을 개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철거할 것 등을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니클스빌,’ ‘트랜짓 라이더스 연맹,’ ‘리얼 체인지’(거리 신문) 등 홈리스 인권단체들은 “이 문안이 마치 성배처럼 거창해보이지만 홈리스 문제들을 모두 해결할 수는 없다”며 우선 주거시설을 연간 2,000 유닛 이상 마련한다는 것은 누가 봐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호텔방이나 미니 홈 또는 홈리스 보호소의 침대를 늘리겠다는 뜻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주민투표안 추진단체는 본질이 아닌 절차상의 문제를 들어 서명수집 작업을 지연시키는 이들 반대단체들에 실망했다며 3만3,000명 분 이상의 서명을 확보하려면 촌음을 아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검찰국은 1,500자의 투표안 제안서를 75자로 요약해 모든 투표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작업이라며 “이를 감안해 킹 카운티 법원이 합당한 투표지 안내문을 작성하도록 지침을 내려준다면 대단히 감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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