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주 민주당 주도로 주의회 상하원 통과

시위를 진압하고 있는 시애틀 경찰 / 로이터
경찰이 과도하게 폭력을 사용하거나 살상무기로 인명피해를 낼 경우 엄중히 책임을 묻는 등 경찰개혁과 관련된 법안 16개가 주의회를 통과한 뒤 14일 제이 인슬리 주지사에게 일괄 이첩됐다.
민주당 소속인 인슬리 주지사가 모두 서명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들 법안 중에는 최루가스 발포, 팔로 숨통 조이기, 무릎으로 목 누르기 등을 규제하고, 경관이 이 같은 행동을 할 때 주위의 동료들이 반드시 만류하며, 사전예고 없는 가택수색을 금지하고, 살상무기 사용의 정당성 여부를 검토할 독립조사 기구를 설치하며, 비행 경찰관의 해고를 용이하게 하는 등 다양한 내용의 법안들이 포함돼 있다.
모두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이들 16개 법안 중 11개는 하원과 상원을 쉽게 통과했지만 나머지는 하원 또는 상원에서 일부 수정안이 발의돼 재투표 절차를 거쳤다.
이미 인슬리 주지사는 비행으로 징계 받은 경찰관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중재 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의 법안에 서명했다.
워싱턴주 BLM(흑인생명은 중요하다) 연맹의 사카라 레무 정책국장은 이들 법안이 “우리 삶의 제약을 풀어주고 우리가 가진 힘은 증진시켜준다”며 이들 법안이 주지사의 서명으로 발효되면 흑인뿐만 아니라 인디언원주민들과 다른 유색인종의 생명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반면에 워싱턴주의 1만4,000여 경찰관을 포용하는 경찰노조 연합체는 중재제도 도입과 비행 만류 의무화 등 일부 법안들은 찬동하지만 경찰관 해고에 관한 법안은 정당한 절차를 요구할 수 있도록 보장된 경찰관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주 경찰 및 셰리프 협의회도 경찰의 숨통 조이기 등 용의자 체포의 전통적 전술을 규제하는 내용의 법안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공화당 의원들도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지나 모스브룩커(공-골든데일) 하원의원은 이들 법안이 “마치 우리를 보호하는 경찰을 우리가 두들겨 패는 모양새 같다”며 비아냥하고 “경찰에 수갑을 채우면 그들이 겁이 나서 아무 일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흑인인 데브라 엔텐만(민-켄트) 하원의원은 자신이 발의한 독립조사 기구설치 법안이 통과된 후 “우리가 노력하지만 한 걸음 전진하면 두 걸음 후퇴하는 것 같다”며 내년 회기에는 살상무기를 불법적으로 사용한 경찰관들을 기소할 수 있는 권한을 법무부에 부여하는 내용의 법안을 상정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