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미국 제안에 일단 `환영’… “디지털세와 반드시 연계” 맞불
2021-04-08 (목) 12:00:00
조양준 기자
▶ 불붙는 최저 법인세율 도입, 독일재무 “논의 신바람 난다”
▶ 올 중반께 합의 도출 낙관 속 “디지털세 협의도 진전 기대”
독일·영국 등 유럽 주요국들이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을 설정하자는 조 바이든 미국 정부의 제안에 일단 ‘환영’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동시에 이번 논의가 구글·페이스북·아마존 등 미국 정보기술(IT) ‘골리앗’의 조세 회피를 막는 ‘디지털세’ 도입과 반드시 연계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만 법인세를 올려 피해를 볼 수는 없다’는 바이든식 ‘미국 우선주의’에 대해 유럽연합(EU)이 미국의 가장 아픈 곳을 건드리며 맞불을 놓은 격으로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 논의가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EU 측은 전날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제안한 법인세율 하한선 설정에 대해 일제히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특히 독일과 프랑스는 바이든 정부의 제안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주요 20개국(G20)이 주도하는 140여 개국의 법인세 최저 세율 다자 간 협의가 급물살을 타 올해 중반께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부총리 겸 재무장관(사회민주당·SPD)은 이날 “글로벌 법인세 최저 세율 도입 논의에 신바람이 난다”며 “우리는 전 세계적인 세금 인하 경쟁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토르 가스파르 국제통화기금(IMF) 재정 부문 국장도 “최저 법인세율과 관련해 지금처럼 낙관적인 분위기가 형성된 적은 없다”고 반겼다.
그러나 이른바 ‘팡(FAANG, 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으로 불리는 미국 IT 대기업의 과세 도입이 반드시 수반돼야 하는 ‘조건부 지지’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숄츠 장관은 “최저 법인세율과 더불어 디지털 경제의 세제 개선에 대한 국제사회 간 합의 도출이 현실로 다가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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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