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내식사 허용’ 불구 구인난에 발동동...‘실업수당이 낫다’ 심리작용 지원 안해
▶ 가족·지인 동원…일부는 아예 축소 영업
“구인 광고에도 문의전화 없다.”
실내 식사 제공 서비스 재개로 반전의 기회를 맞고 있는 한인 요식업계가 이번에는 구인난에 봉착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줄어든 수입을 받으며 식당에서 일하는 것보다 차라리 경기부양금과 실업수당 혜택을 보는 편이 낫다는 심리가 작용한 탓에 한인 식당 업주들은 사람을 못 구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24일 한인 요식업계에 따르면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실내 영업이 재개되면서 한인 식당 업주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는 ‘사람 구하기’ 즉, 구인난으로 모아지고 있다.
한인 요식업계의 구인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있던 현상이지만 실내 영업이 재개된 최근 들어 구인난의 정도가 더욱 심해졌다는 것이다.
실내 영업이 재개된 이달초부터 간만에 실내 식사를 해보려는 고객들이 식당에 몰려 한인 식당들은 ‘실내 영업 재개 특수’를 톡톡히 누렸지만, 늘어난 고객들을 감당할 인력 부족에 애를 먹었다는 게 한인 식당 업주들의 하소연이다.
산호세 ‘산장’ 우동옥 대표는 “테이크아웃과 실내영업을 병행하다보니 이전보다 바빠졌다”며 “구인난과 더불어 팬데믹으로 부득이하게 그만둔 직원들 역시 다른 일을 구하거나 이사간 경우도 있어 도움 요청이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산장은 기존 직원들이 오버타임으로 일을 하고 영업 시간을 2시간가량 축소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오가네’의 오미자 대표는 “실내 영업 재개로 점심과 저녁 피크시간 등 눈코뜰새 없이 바쁜데 직원 충당이 안되는 상황”이라며 “내가 직접 나와 몇 명 몫을 뛰고 기존 직원들이 오버타임으로 일하는 등 부족 인력을 가까스로 보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인광고를 내도 소용없는 실정이라고 오 대표는 덧붙였다.
이처럼 한인 식당 업주들은 구인 광고를 내고 인력 충원에 나서고 있지만 문의 전화는 거의 없을 정도여서 구인난 현상이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일손이 부족하다 보니 가족이나 친지들의 일손을 빌리는 것은 기본이고 일부 식당들의 경우 점심 영업을 포기하고 저녁 영업만을 하거나 식당 실내의 절반만 영업 장소로 구분, 혹은 실내 영업을 아직 재개하지 못한 곳들도 있다.
‘반석정’ 강지원 매니저는 “최소 인력으로 투고 주문에만 집중하고 있어 아직 실내영업을 재개하지 못한 실정”이라며 “구인광고를 통해 가끔 문의가 와도 요구조건이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 매니저는 “정부 실업수당을 받으며 오랜기간 휴식해서인지 다시 일하기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며 “인근에 직원난으로 당분간 영업을 못하는 식당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인 식당들이 구인난에 빠지게 된 근본적인 원인으로 제한적인 식당 영업이 꼽히고 있다. 제한적인 실내 영업에 패티오 영업, 그리고 투고 영업만으로 풀타임 직원보다는 파트타임 직원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것이 한인 요식업계의 현실이다.
여기에 3차에 걸친 경기부양금 지급과 실업수당의 연장 지급도 식당 취업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급여도 줄고 팁도 줄어든 상황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것보다 차라리 실업상태에서 경기부양금과 실업수당을 받는 게 더 낫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경기 부양 목적의 경기부양금과 실업자의 생계 보조 수단인 실업수당이 오히려 한인 식당 업주들에게 구인난이라는 ‘난관’으로 되돌아오고 있는 셈이다.
한인 식당 업주들은 구인난의 장기화가 결코 한인 요식업계에 이로울 것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구인난의 장기화는 식당의 관리 및 운영에 어려움을 줄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고객에 대한 서비스 질의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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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캐서린 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