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진희 교수 “램지어 논문, 일본의 오랜 역사왜곡 작업의 산물”

2021-03-26 (금) 09:2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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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로 왜곡하는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논문은 일본의 오랜 역사 왜곡 작업의 결과물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진희 이스턴일리노이주립대 사학과 교수는 26일 원광대 동북아시아인문사회연구소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기조 발표를 통해 "2015년 이후 일본은 평화헌법 개정을 염두에 두고 군사력 증강에 대한 해외 불신을 없애기 위해 대외홍보용 예산을 대폭 강화해왔다"며 "최근 램지어와 같은 학자 등을 통해 나오고 있는 역사 왜곡 논문들은 이런 전략적 지원의 결과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일본은 적극적 공공외교로 방향을 전환해 미국의 정계와 학계에 대한 영향력을 높여왔다"며 "앞으로도 미국 학계에서 이런 형태의 역사 왜곡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일본이 이처럼 역사 왜곡에 열을 올리는 이유를 우익의 숙명 과제인 평화헌법 개정과 연결해 해석했다.

위안부 문제가 일본군의 잔학성과 불법성을 드러내 결국 평화헌법 개정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점을 우려해서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위안부 문제가 공론화될수록 일본군의 잔학성이 드러나면서 평화헌법 개정에 대한 국내외적 거부감을 불러일으키게 될 것"이라며 "따라서 램지어 교수와 같은 미국이나 유럽의 교수들을 통해 일본군의 (위안부 문제) 개입을 부정하는 논리를 확산시키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우리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내놨다.

그는 "국제사회가 일본의 동아시아 침략사를 충분히 알지 못했기 때문에 램지어 교수의 (터무니없는) 논문이 통용되는 것"이라며 "일제가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를 식민지화하고 전쟁 범죄를 일삼은 사실을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이 교수는 램지어의 논문이 역사를 왜곡한 사실을 발견하고, 이 논문이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출판물과 유럽의 학술지 등에 실리는 것을 막은 재미 역사학자다.

이번 토론회는 미국에 있는 이 교수를 온라인으로 연결해 진행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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