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콜로라도 총격범 무기 논란
▶ 전문가들 “사실상 소총 화력” 총기업계 로비의 결과물
10명의 사망자를 낸 콜로라도주 볼더의 총기난사 사건에서 총격범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무기가 소총처럼 생겼는데도 ‘권총’으로 분류돼 논란이 되고 있다.
미 언론에 따르면 총격범 아흐마드 알리사(21)는 이번 범행에 총기 제조업체 루거의 ‘AR-556 권총’을 사용했다. 그러나 이 총의 외형은 권총보다는 소총에 훨씬 더 가깝다.
실제 이 권총은 대규모 총기난사 사건에 많이 등장한 군용 소총인 ‘AR-15’의 일종이자 사실상 똑같은 무기라고 CNN 방송은 25일 보도했다. 권총 버전은 AR-15의 총열을 짧게 줄이고 개머리판 대신에 팔을 고정시킬 수 있는 고정대를 부착한 것이다.
조지아주립대학의 총기산업 전문가 티머시 리턴은 “AR-15 플랫폼을 사용한 무기는 장총이든 권총이든 사실상 똑같은 화력을 지녔다”며 “전투를 위해 만들어진 반자동 총”이라고 말했다. 리턴은 “AR-15 권총은 일종의 신제품”이라며 총열이나 개머리판의 길이를 줄였을 뿐 본질적으로 똑같은 총기라고 지적했다. 탄환도 권총용 탄환이 아니라 AR-15, 또는 한국군의 제식 소총인 K2에 들어가는 5.56㎜ 구경 탄환을 쓴다.
그는 “어떤 사람들이 콤팩트한 느낌과 속도 때문에 스포츠카를 몰기를 원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들은 본질적으로 전투 무기 또는 전투 스타일 무기를 가져다가 이를 소형 버전으로 줄였다”고 말했다.
전 연방주류·담배·화기·폭발물단속국(ATF) 요원이자 ‘국제화기전문가 아카데미’ 소장인 대니얼 오켈리는 “AR-15 권총을 만들고 싶다면 권총용 손잡이와 짧은 총열만 달면 된다”며 “그러면 이런 특징들 때문에 연방 규정에 따라 이것은 소총 대신 권총으로 분류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