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격범 ‘소총 중무장’ 난사, 노인 확인사살까지
▶ 자녀 7명 둔 경찰관 순직, 온몸으로 희생한 ‘영웅’
일주일새 7번째 총기참사… 규제강화 논란 재점화

지난 22일 콜로라도주 볼더 총기난사 사건으로 순직한 경찰관 에릭 탤리(작은 사진)의 순찰차에 주민들이 추모의 꽃을 가득 놓으며 그를 애도하고 있다. [로이터]
아시아계를 겨냥한 애틀랜타 연쇄 총격참극으로 한인 4명을 포함한 8명이 숨진데 이어 또 다시 콜로라도주에서 마켓 총기난사 사건(본보 23일자 A1면 보도)이 발생하면서 미국이 충격에 휩싸였다.
이번 사건으로 숨진 희생자들이 경찰관 1명을 포함 총 10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불과 일주일도 되지 않아 대규모 총격 참사가 연이어 발생한 사실에 미국인들의 우려와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CNN은 CNN은 애틀랜타에 이어 발생한 콜로라도 참사가 총격 규제 입법에 관한 논쟁을부를 것 같다며 미국에서 지난 일주일 새 이들을 포함한 큰 규모의 총격 사건이 최소 7건 발생했다며, 이번 연쇄 총기 참사로 인해 다시 총기규제 강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소총에 방탄복까지
22일 콜로라도주 덴버 인근 볼더의 킹 수퍼스 마켓 총격범의 신원은 아흐마드 알리사(21)로, 그는 AR-15 계열의 반자동 소총을 사용해 경찰관 1명 등 모두 10명을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목격자들은 알리사가 마켓 바깥에서 차량에 탄 사람을 향해 총을 쏘았고, 마켓으로 난입해 고객들을 겨냥해 총기를 난사했다고 밝혔다. 그는 총격 당시 녹색의 전술용 조끼도 착용했다. 전술용 조끼는 탄창을 끼울 수 있으며 방탄 기능도 갖추고 있다.
알리사가 범행 당시 잔인한 방법으로 무고한 노인을 확인 사살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마켓 직원들은 경찰에 “용의자가 주차장에서 노인을 쏘는 것을 목격했다”며 “용의자는 (쓰러진) 노인 위에서 선 채로 여러 발의 총을 추가로 쐈다”고 전했다.
■순직 경찰관 ‘영웅’
이번 총기난사로 숨진 경찰관의 신원은 에릭 탤리(51)로 확인됐으며 7명의 자녀를 둔 아버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탤리는 사건 현장인 ‘킹 수퍼스’에 가장 먼저 도착한 경찰관이었으며 머리에 총을 맞아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샘 위버 볼더 시장은 “그는 치명적인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용감하게 보호하다 총에 맞아 쓰러졌다”며 그를 ‘진정한 영웅’이라고 칭했다.
탤리의 여동생이라는 커스틴은 트위터에 오빠의 평생 꿈이 파일럿이었지만 색맹 때문에 이루지 못했다며 “날아오르라”(soar)고 그를 기렸다.
■총기규제 강화되나
미국에서 총격 사건의 위험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애틀랜타 참사가 큰 반향을 일으켰고 이후 크고 작은 사건이 잇따르면서 콜로라도 총기난사 ‘학살’까지 발생하자 총기를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콜로라도주 총기참사 현장의 인근 주민 로베르토는 “이 비극이 총기법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어떻게든 총기규제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실제로 민주당은 지난 11일 연방하원에서는 총기구매 시 신원조사 범위를 확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