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덤으로 물건 집어주며… 닷새마다 펼치는 정 넘치는 장터

2021-03-18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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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퓰리처상 수상자 강형원 기자의 한민족의 찬란한 문화유산

▶ (33) 민속 오일장

덤으로 물건 집어주며… 닷새마다 펼치는 정 넘치는 장터

제주 서귀포 오일장에서 해녀들이 수확한 돌미역, 파래를 비롯, 취나물, 시금치, 쪽파, 동초, 파프리카(Bell Peppers) 등이 판매되고 있다. 제주산 채소는 본토에서 재배하는 것보다 영양이 풍부하다는 영양학자 연구도 있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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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서귀포 오일장에 나온 해풍에 말린 반건조 생선들.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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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서귀포 오일장에서 봄철 묘목으로 수양 홍도나무가 판매되고 있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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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오일장에 있는 민속 대장간에는 제주에서 생산되는 다목적 연장 ‘나대’가 있는데, 칼보다는 두툼하고 도끼보다는 가볍게 만든, 도끼와 칼을 합친 듯한 것이다. 고조선 화폐 명도전(明刀錢)과 흡사한 모양으로, 작은 나무나 돼지고기 뼈 등을 후려쳐서 절단하기 좋은 제주 특산 칼이다. 나대는 미국에서는 날이 넓고 무거운 마셰티(machete) 정글칼하고 용도가 비슷하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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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조선 화폐 명도전(明刀錢)은 우리나라, 일본 그리고 고조선 영토에서 많이 발견된다. 명도전(明刀錢)은 후대 명나라(1368-1644) 하고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오히려 명나라의 명(明)자의 유래가 조선의 조(朝)에 있다고 보는 학자도 있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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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오일장에 나온 백팩에 넣을 수 있는 휴대하기 편리한 작은 호미.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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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서귀포 오일장에 나온 국산 콩으로 쑤어 발효시킨 메주는 손으로 빚어서 그 크기가 일정치 않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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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오일장에서는 풀어 키운 닭에서 생산된 유정란 계란은 품절이 되기 전에 사러온 부지런한 사람들만이 구할 수 있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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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특이한 기후로 인해 본토에서보다 미리 나오는 채소와 야생나물을 많이 볼 수 있다. 제주 서귀포시 오일장에 나온 방풍.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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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특이한 기후로 인해 본토에서보다 미리 나오는 채소와 야생나물을 많이 볼 수 있다. 제주 서귀포시 오일장에 나온 고사리와 두릅.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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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특이한 기후로 인해 본토에서보다 미리 나오는 채소와 야생나물을 많이 볼 수 있다. 제주 서귀포시 오일장에 나온 미나리.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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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특이한 기후로 인해 본토에서보다 미리 나오는 채소와 야생나물을 많이 볼 수 있다. 제주 서귀포시 오일장에 나온 제주 달래.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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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오일장에서 볼 수 있는 해녀들이 수확한 곰피 미역.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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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오일장에 나온 다양한 밀감.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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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오일장에 나온 한라봉 밀감.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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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오일장에서 팔리고 있는 번데기.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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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오일장에서는 세금 포함해서 6,000원만 내면 제주산 막창순대국밥도 맛볼 수 있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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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오일장에서 제주산 막창순대국밥과 무한리필로 나오는 아삭이 고추. 화장지를 식당에서 냅킨으로 쓰는 곳이 대한민국에는 아직도 많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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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장터’라고 불릴 수 있는 경상북도 영천 오일장에서는 지역 어르신들이 직접 농사지은 오리지널 유기농 채소와 한약재 등 소박한 물건들을 백팩에 담아 와서 풀어놓고 판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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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영천 오일장에서 씀바귀 나물과 강낭콩이 눈에 띈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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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영천 오일장에서 말린 재래종 대추가 나왔다. 영천 오일장에서는 이 지역에서 나온 토종강아지, 토끼, 토종닭을 비롯하여 인기 있는 과일나무 묘목이 많이 나오고, 또 다른 데서는 구하기 힘든 약재들도 있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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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영천 오일장에서 팔리고 있는 황기는, 열이 많아서 인삼을 못 먹는 사람도 먹을 수 있어 삼계탕에 많이 넣는 약초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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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영천 오일장에 나온 작약 모종.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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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영천 오일장에 나온 도라지.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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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영천 오일장에서 달래를 펴놓고 파는 노인.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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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영천 오일장에 나온 머위.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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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영천 오일장에 나온 느타리버섯.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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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영천 오일장에 나온 표고버섯.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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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영천 오일장에 나온 봄동과 달래.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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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영천 오일장에 나온 더덕 모종.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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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영천 오일장에 나온 말린 고추.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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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영천 오일장에 나온 말린 재래종 대추.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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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영천 오일장에 과일나무 묘목이 많이 나와 있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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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영천 오일장에 나온 달래.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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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영천 오일장에 나온 말린 고추.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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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영천 오일장에서 할머니가 손질한 도라지를 판매한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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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영천 오일장에 나온 토종강아지들.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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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영천 오일장에 나온 2살 된 토끼.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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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영천 오일장에 나온 대구에서 태어난 삽살개 강아지들.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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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임실 오일장에 나온 남원시 보절면 추어(미꾸라지).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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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문화 중에 한국을 방문하지 않고는 체험할 수 없는 것이 있다면 바로 닷새마다 열리는 민속 오일장이다.

지역별로 5일 간격으로 펼쳐지는 오일장은 저렴한 가격에 신선한 재료를 손님과 상인이 물건을 거래하면서 가격을 깎는 대화가 있고, 덤으로 물건을 더 챙겨주는 정(情)이 있는 시장이다.

매월 2일, 7일, 12일, 17일, 22일, 27일 열리는 경상북도 영천 오일장에서는 지역에서 나온 토종강아지, 토끼, 토종닭을 비롯해 인기 있는 과일나무 묘목이 많이 나오고, 또 다른 데에서는 구하기 힘든 약재들도 있다.


‘할머니 장터’라고 불릴 수 있는 영천 오일장에서는 지역 어르신들이 직접 농사를 지은 오리지널 유기농 채소와 한약재 등 소박한 물건을 백팩에 담아 와서 풀어놓고 판다.

영천 공설시장의 오일장에는 채소, 나물, 약초가 유난히 많이 나온다. 봄에 나오는 달래, 냉이, 배추뿌리, 봄동, 월동초, 쑥, 도라지, 더덕, 그리고 우슬, 인동초, 지우초(오이풀), 산삼(4뿌리), 시오, 백출, 작약, 유근피, 주취, 돌배, 아구배 등을 볼 수 있다. 건강식품이나 약재로 인기가 있는 진흙버섯에 속하는 상황버섯 등 다양한 버섯이 있고, 농약을 뿌리지 않고 수확한 토종 (마른) 대추가 있으며, 달여 마시면 피로 회복에 좋다는 벌나무도 끓이기 편리하게 잘라서 판다.

무릎 관절, 뼈, 근육을 튼튼하게 해준다는 약초 우슬(우슬초뿌리)은 줄기가 소의 무릎을 닮았다고 해서 우슬초라고 부른다.

영천에서 멀지않은 곳에 타 지역에는 없는 약초가 나온다는 채약산(採藥山, 해발 498미터)이 있는데, 산의 이름에 캘채(採), 약약(藥) 자가 들어가 있다.

30대 중반에 채약산에 있는 보국사(寶國寺) 사찰에 들어왔다는 대구 출신 이귀연(71) 보살은 채약산에서 산삼을 두 번이나 캤고, 지우초(오이풀), 백출 그리고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많은 약초들을 캐서 사찰 운영에 보탰다고 한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인근 마을 할머니들이 채약산에서 수많은 약초와 산나물을 캤는데, 노인들이 돌아가시면서 요즘에는 약초 캐는 사람이 거의 안 보인다고 한다.

매달 4일, 9일, 14일, 19일, 24일, 29일에 서는 서귀포시의 오일장에서는 싱싱한 생선, 제주의 특이한 기후에서 본토보다 미리 나오는 두릅, 달래 등 채소와 야생나물을 많이 볼 수 있다.

제주 해녀들이 수확한 곰피 미역(1.5미터 길이)이 있는가 하면, 풀어 키운 닭에서 생산된 유정란 계란은 품절이 되기 전에 사러 온 부지런한 사람들만이 구할 수 있고,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제주 시금치는 본토에서 재배하는 채소보다 영양이 풍부하다는 영양학자 연구도 있다.


어느 장터에서나 단골손님한테는 깎아주고, 덤으로 하나라도 더 많이 주는 정이 있는 게 오일장이다.

서귀포시 오일장 민속 대장간에서는 제주의 다목적 연장이 팔리고 있는데, 칼보다는 두툼하고 도끼보다는 가볍게 만든, 도끼와 칼을 합친 것과 같은 ‘나대’가 있다. 고조선 화폐 명도전(明刀錢) 모양으로 만들어진 제주 나대 연장은 작은 나무나 돼지고기 뼈 등을 후려쳐서 절단하기 좋은 제주에서 만들어 쓰는 칼로, 미국에서는 날이 넓고 무거운 마세티(machete)라고 부르는 정글칼하고 용도가 비슷하다.

우리 조상이 세웠던 청동기 문화를 바탕으로 건국했던 고대 조선(朝鮮)을 근대 조선과 구별하기 위해서 고조선이라 부르지만, 원래 조선의 조(朝)는 明에다가 十자를 2개를 붙여 만든 글자이기에, 명도전에서 明이라 써놓은 것은 朝라고 써놓은 것과 같은 것으로 본다. 즉, 명도전(明刀錢)은 (고)조선의 돈(화폐)이라는 것이다.

명도전은 후대 명나라(1368~1644)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오히려 명나라의 명(明) 자의 유래가 조선의 조(朝) 자에 있다고 보는 학자도 있다. 고조선 화폐 명도전(明刀錢)은 우리나라, 일본 그리고 고조선 영토에서 많이 발견된다.

서귀포시 오일장에서는 또 세금 포함해서 6,000원만 내면 제주산 막창순대국밥도 맛볼 수 있다.

*퓰리처상 수상자 강형원 기자의 우리·문화·역사 Visual History & Culture of Korea 전체 프로젝트 모음은 다음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www.kang.org/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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