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주 접종대상자 확대, 서류검증 절차 허술…의사들과 친분 이용도
캘리포니아 주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자가 연령 제한 없이 장애 및 기저질환자 등까지 포함하도록 대폭 확대된 가운데(본보 15일자 A1·2면 보도) 이같은 16~64세 사이의 기저질환자들이 백신 접종을 받을 때 그 자격을 입증하는 서류 증명 절차가 허술해 백신 새치기가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LA타임스는 백신 접종 우선순위가 대폭 확대된 상황 속에 백신 접종 과정에서 유자격자들에 대한 서류 검증 절차가 허술함을 지적하며, 이 절차가 주민들 개개인의 양심에 맡겨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지난 15일과 16일 연이어 보도했다. 신문은 장애인과 기저질환자들에 대한 백신 접종 확대에 따라 “프라이버시와 접근성의 문제로 백신 접종을 위한 검증 시스템은 느슨할 수 밖에 없고, 검증을 철저하게 할 경우 또 다른 불편함과 문제점이 야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A 카운티 보건국의 폴 사이먼 수석과학자는 최근 성명을 통해 “백신 접종을 담당하는 관계자들이 자격 여부를 일일이 심사하는 데는 한계가 따른다”며 “주민들이 이점을 악용하지 않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실제로 한인들 사이에서도 백신 접종 대상자에 해당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백신을 접종한 사례가 많은 상황이다. 일부 주민들은 의료 관계자 지인과의 친분을 통해 백신을 접종하거나, 증빙서류 조작 등의 방법으로 이른바 ‘백신 새치기’를 하는 일이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주 한인들이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들에서는 “차례가 아닌 데도 불구하고 거짓말로 백신 맞는 사례가 최근 많다”는 최근 게시글에 100여개의 비판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댓글 내용에 따르면 일부 한인들은 백신 접종을 담당하는 의료인들과의 친분을 통해 암암리에 백신을 접종하는가 하면, 백신 접종 우선순위 직군에 근무한다는 허위 서류로 백신을 맞는 경우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이른바 ‘백신 새치기’에 대해 일부에서는 “어차피 조만간 모든 주민들이 백신을 맞게 될 텐데, 백신을 맞지 않는다는 사람들 보다는 새치기를 해서라도 백신을 맞는 게 집단 면역을 위해 나은 것 아니냐”는 의견들도 올라오고 있다.
또 “백신 접종 예약자가 갑작스럽게 ‘노쇼(no-show)’ 했을 경우 대상자가 아닌 일반인들에게도 백신 접종을 놔주는 경우가 있다”며 “예외적인 상황을 잘 이용해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사람들을 비난할 이유는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편 캘리포니아주 보건 당국은 새로운 지침을 통해 지난 15일부터 백신 우선접종 순위에 기저질환자 등 16~64세 사이 고위험군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또한 홈리스 셸터나 수감시설 같은 고위험 집단 주거지에 거주하거나 일하는 사람들과 공항 직원들을 포함한 대중교통 종사자들도 접종 자격을 갖게 된다.
이에 따라 우선순위에 포함된 인구는 최대 500만 명으로 기존 우선 접종 대상자 1,300만여 명까지 합치면 1,800만여 명에 달해 캘리포니아 전체 인구의 절반 가량에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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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