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코로나에 걸려 죽을 뻔”...코로나 직격탄에 처참한 한인들 사연

2021-02-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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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EF 이사회 “이 어려움 함께 극복해나가자”당부

“코로나에 걸려 죽을 뻔”...코로나 직격탄에 처참한 한인들 사연

18일 오후 한국일보 시애틀지사에서 한인비상기금 결산 이사회에 참석한 이사진과 사회봉사 기관 관계자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내 나이에 코로나에 걸려 죽을 뻔할지는 상상도 못했어요. 코로나 감염 여파로 일은 엄두도 못내고 지인들 도움을 받고 있지만 끼니해결도 쉽지가 않네요.”

올해 40살인 한인 Y씨는 미국 이민생활을 하면서 끼니걱정을 할 것이라 생각도 못했다.

지난해 말 코로나에 걸려 모든 일자리를 잃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2~3주면 낫는다는데 본인은 한 달 이상 치료가 안되는 고통을 겪어야 했다.


이후 양성판정을 받았지만 온 몸이 아프고 힘들어 일자리를 찾기도 힘들어 교회의 도움으로 살아가고 있다.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열심히 살아왔던 J씨도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은 경우이다.

지난해 3월 코로나로 느닷없이 사업장 문을 닫아야 했고, 당장 생활비가 끊겨 차까지 팔아야 했다.

임대 계약기간이 남아 있어 렌트비 해결도 못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사업장 문을 닫으면서 건물주로부터 소송을 당하게 생겼고, 결국 살던 렌트 집에서도 나와 형 집에 들어가 살아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50이 넘고 부인과 자식이 3명이나 있는 처지에 형 집으로 들어가 살아야 하는 본인의 처지를 상상할 수도 없었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지난 18일 오후 한국일보 시애틀지사에서 ‘한인비상기금’(KEFㆍKorean Emergency Fund) 결산 이사회에 참석한 이사진과 사회봉사 기관 관계자들은 Y씨와 J씨와 같은 한인들의 사연을 읽으며 눈시울을 붉혀야 했다.

어느때보다 코로나로 인한 타격을 받아 하루 아침에 직장이나 사업장을 잃은 한인, 코로나에 감염돼 건강을 잃은 한인들도 넘쳐났다.


이날 이사회에 수혜자 신청대행기관 책임자로 참석했던 한인생활상담소 김주미 소장은 “코로나 때문에 성금을 신청한 한인들이 너무 많았지만 객관적으로 어려운 사람만 골라내는데도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사회 참석자들은 이처럼 한인사회에 불우이웃들이 넘쳐나고 있는 가운데 그나마 따뜻한 온정의 물결이 역대 최대 규모로 모인 것에 감사할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본보 캠페인은 경제적 고통으로 시달리는 동포들에게‘크리스마스 선물’을 주자는 취지로 35년전인 1985년부터 시작됐고, 현재는 서북미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로 성장했다.

통상적으로 시즌 모금액은 평균 5만~6만 달러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9만 달러에 육박했다.

이 같은 액수로 병원비 등 고액 부담은 현실적으로 감당할 수 없어 좌절에 빠진 이웃들에게 조그마한 희망의 불씨라도 전해주자는 취지로 분배하고 있다.

결산 이사회에는 송성실ㆍ윤부원ㆍ곽종세ㆍ신도형ㆍ이상미 이사 등 5명의 이사진과 수혜 신청서를 접수한 대한부인회(KA) 윤희 캅 봉사위원장과 앤젤라 리 매니저 등 3명, 생활상담소 김주미 소장, 아시안상담소(ACRS) 김인숙ㆍ이윤선 슈퍼바이저 등이 참석했다.

이날 이사회 사회를 맡았던 윤부원 이사는 “올해 성금을 신청한 한인들의 사연을 보면서 너무나도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면서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과 용기, 소망을 줄 수 있는 KEF 캠페인이 더욱 절실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올해 이사진에 합류한 신도형 신임 이사도 “KEF 규모가 이렇게 크고 성금 배분 등이 이처럼 철저한 검증을 통해 이뤄지는 것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며 “다시 한번 성금을 보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본보는 11월 추수감사절부터 이듬해 1월말까지 집중적인 모금 캠페인을 벌이고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대한부인회ㆍ한인생활상담소ㆍACRS 등 3개 전문기관을 통해 수혜자 신청을 접수한 뒤 2월 중 이사회를 열어 공정하게 배분하고 있다.

연방 정부에 비영리단체로 등록돼 기탁자들에게 세금공제 혜택이 주어지며 ‘KEF’를 통해 모든 절차가 투명하고 공명 정대하게 집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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