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주 서부해안 회색고래 개체수 격감했다

2021-01-2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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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년전보다 6,000마리 적은 2만500여마리

미주 서부해안 회색고래 개체수 격감했다
미주대륙의 서해안을 따라 남북으로 이동하는 회색고래 개체수가 마지막 점검됐던 2016년보다 24%나 감소했다고 국립 해양대기관리국(NOAA) 산하 남서부 어업과학센터(SFSC)가 발표했다.

샌디에이고에 소재한 SFSC는 회색고래가 서식지인 동북 태평양에서 겨울철에 서부연안을 따라 남하할 때 관측한 개체수가 2016년 2만6,960 마리에서 지난해엔 2만580마리로 6,000마리 이상 격감했다고 밝혔다.

포유동물 중 이주거리가 가장 긴 회색고래는 매년 섭생지역인 북극 인근의 찬 바다에서 출산지역인 멕시코만의 따뜻한 바다까지 1만마일 이상 떼 지어 이동한다.


회색고래는 1950년대에 이뤄진 과도한 상업포획 때문에 멸종위기를 맞아 개체수 점검이 처음 시작된 1967년 1만3,426마리에 불과했다.

지난 1972년 해양동물 보호법이 발효된 후 개체수가 꾸준히 늘어나 1994년 멸종위기 대상 동물 명단에서 제외됐다. 상업용 포획은 여전히 금지돼 있다.

NOAA는 이번 점검에서 회색고래 개체수가 갑자기 줄어들자 이를 ‘비정상적 대량 사망사건’으로 치부했지만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회색고래 개체수가 수용한계에 이르렀거나 기후변화로 인한 대양의 먹이사슬 파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회색고래의 ‘비정상적 대량사망 사건’은 20년전 점검에서도 이번과 비슷한 규모로 일어났다. 당시 미국, 멕시코 및 캐나다 연안에서 1999년 651마리, 2000년엔 368마리의 회색고래 사체가 발견됐었다.

당시에도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사체가 몹시 여윈 상태였다는 점에서 회색고래 개체수가 한계점에 이른 것으로 추정했다.

당시 추정된 회색고래 개체수는 2만1,000여 마리였다.

전문가들은 회색고래 개체수가 들쭉날쭉한 것은 장기적으로 크게 문제되지 않으며 과거의 예외서 보듯이 한 때 줄었다가 다시 회복된다고 설명했다.

NOAA는 이번 회색고래 점검이 2019년 12월부터 2020년 2월까지 48일간 중가주 카멜 인근의 해변에 설치된 관측소에서 21명의 훈련된 요원들이 계수한 것이라고 밝히고 회색고래가 가장 많이 계수된 날은 2020년 1월 17일의 169마리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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