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美 ‘바이든 시대’ 개막했다…‘통합ㆍ동맹복원’ 새질서 예고

2021-01-2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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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6대 미국 대통령 취임

▶ “통합 없이 평화 없다” “국제사회 현안 적극 관여”

美 ‘바이든 시대’ 개막했다…‘통합ㆍ동맹복원’ 새질서 예고

조 바이든 제46대 미국 대통령이 20일 워싱턴DC 연방 의사당 앞 특설무대에서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을 따라 오른손을 들고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 로이터

‘미국 우선주의’폐기하고 국제사회 주도권 회복 주력
코로나19ㆍ경기침체 극복 역점과제…첫날부터 업무 시작


혼란스러웠던 ‘트럼프 시대’가 지고 정상으로 복귀하게 될 ‘바이든 시대’가 개막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제46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하며 새로운 질서를 예고했다.


78세로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라는 타이틀을 가지면서 상원의원 36년, 부통령 8년을 지낸 화려한 경력의 직업정치인이 세 번째 도전 끝에 세계 최고나라인 미국 대통령 자리에 오른 것이다.

노선과 정책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척점에 선 바이든은 전임 행정부와 철저한 단절 속에 새로운 리더십을 공언해 국제사회 질서에도 큰 변화를 몰고 올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낮 워싱턴DC 연방의사당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취임선서와 취임사를 하고 대통령직 업무를 개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이날을 ‘역사와 희망의 날’이라면서 “민주주의가 이겼다”고 선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통합 없이는 어떤 평화도 없다”, “내 영혼은 미국인을 통합시키는 데 있다”며 산적한 난제를 해소하기 위해 단합할 것을 호소한 뒤 새 출발을 역설했다.

그는 또 국제사회의 현안에 미국이 적극적으로 관여하겠다면서 동맹을 복원하겠다는 입장도 강조했다.

과거 대통령 취임식은 수십만 명의 인파가 몰리는 축제 같은 행사였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무장 시위 우려까지 커지며 2만5,000명의 주방위군이 지키는 군사작전 같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코로나 대유행과 경기 침체, 극심한 내부 분열 등 전례가 없을 정도의 복합적 위기 속에 취임해 이를 수습할 막중한 책임을 안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백악관에 입성한 뒤 곧바로 10개가 넘는 행정명령이나 지시 등에 서명하며 취임 첫날부터 강한 국정 드라이브를 걸었다.

특히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를 폐기 1순위로 꼽아온 그는 국제사회에서 트럼프 시대와 차별화하며 새로운 질서 구축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바이든은 트럼프식 외교정책이 미국의 위상 저하를 초래했다고 보고 미국의 주도적 역할을 기반으로 한 다자주의 부활, 동맹 복원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을 상대로 벌인 각종 무역 갈등, 방위비 인상 압박이 상당 부분 해소되거나 완화할 것이라는 관측으로 이어진다. 한미동맹 강화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반면 미국이 최대 경쟁자로 인식하는 중국에 대해선 전임 행정부의 강경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여 한국을 포함한 전통적 우방이 미중 갈등 소용돌이에서 자리 찾기를 위한 고민에 빠져들 수 있는 대목이다.

북한 비핵화의 경우 바이든의 동맹 및 조율 중시가 한국에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지만, 트럼프의 하향식 대신 실무협상부터 시작하는 상향식 접근법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할지는 지켜볼 부분이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선 미국 내부의 산적한 현안 해결이 더 시급하다. 공교롭게도 취임식이 열린 이날은 미국에서 코로나19 첫 발병 사례가 발생한 지 꼭 1년이 되는 날이다.

여기에다 인준 청문회를 통과한 각료 한 명 없이 출범하는 상황, 트럼프의 탄핵심판으로 인한 탄핵 정국, 코로나19 예산안을 비롯한 각종 개혁과제에 대한 공화당의 반대 기류는 바이든 정부 출범 초기 정치력의 시험대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이날 오전 8시20분께 백악관을 떠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열린 취임식에 불참한 뒤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셀프 환송식을 한 뒤 이그제큐티브원, 특별임무기를 타고 플로리다로 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을 떠나기 전 바이든 대통령에게 편지를 남겼다.

퇴임하는 대통령이 후임에게 덕담과 당부의 내용을 담은 편지를 집무실에 있는 대통령 책상인 ‘결단의 책상’에 남기는 것은 백악관의 전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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