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킹 목사 기념일에 시애틀 시민 수백명 시위

2021-01-19 (화)
크게 작게

▶ 수백명 시가행진 벌이며 “건강관리 불평등 가장 문제”

시애틀 시민 수 백명이 마틴 루터 킹 Jr 목사 탄생기념일이었던 지난 18일 미국사회에 상존하는 제도적 인종차별을 규탄하며 다운타운 거리에서 제 39회 연례시위 및 시가행진을 벌였다.

시애틀 ‘마틴 루터 킹 행사 조직연맹’이 주최한 이날 시위에서 참가자들은 가필드 고교 교정에 모여 래리 고세트 전 시의원 등의 연설을 들은 후 인근 킹 카운티 정부청사로 향했다.

이들은 “모든 형태의 불평등 중에서 건강관리의 불공정이 가장 충격적이며 비인간적이다”라는 킹 목사의 어록을 적은 플래카드 앞세우고 행진했다.


조직연맹의 샤우드 무어 회장은 악화일로의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상황과 백인우월주의자나 경찰과의 충돌 가능성 등을 고려해 올해는 연례 시위행사를 열지 않는 방침을 고려했다가 이 시위가 커뮤니티에 필요한 ‘좋은 말썽거리(Good Trouble)’라고 결론짓고 시위를 주최했다고 말했다.

‘좋은 말썽거리’라는 말은 킹 목사와 함께 저명한 흑인인권 운동가였던 존 루이스(민-조지아주) 연방하원 의원이 흑인 젊은이들에게 “좋은 말썽거리며 필요한 말썽거리”인 인권운동에 참여하도록 독려한데서 따온 말이다. 루이스 의원은 재임 중이던 지난해 80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이날 행사에 오렌지색 조끼를 입고 ‘평화유지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한 여성은 “이 시위가 흑인 커뮤니티의 중요한 이슈임을 전 세계에 알리는 좋은 일이지만 일부 다른 사람들에게는 말썽거리로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평화유지 자원봉사자들은 시위자 중 폭력행위를 선동하는 ‘외부 적색분자들’을 색출하고 저지하는 임무를 맡는다고 그녀는 설명했다.

조직연맹은 당초 시가행진 루트를 비밀에 붙여 인종주의자들의 방해시위를 피했고 경찰과의 충돌도 없이 행사를 마쳤다.

하지만 일부 시위자들은 이날 경찰이 I-5 고속도로의 예슬러 웨이 육교를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던 다른 군중을 체포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시가행진 전 가필드 고교 집회에서 연사들은 특히 코비드-19 방역에서 흑인 등 유색인종이 차별대우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그 증거로 흑인 밀집지역인 센트럴지구의 오데사 브라운 아동병원에 방역장비가 태부족이며 제도적 인종차별이 횡행한다고 항의하며 최근 사직한 시애틀 아동병원 소속 흑인의사 벤 대니엘슨의 사례를 예시했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