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애틀경찰 노조위원장 ‘만신창이’

2021-01-1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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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당 폭동에 BLM 시위자 동참” 망언했다가 비난 봇물

시애틀경찰 노조위원장 ‘만신창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열성지지자들이 연방 의사당을 무단 점거했을 때 흑인인권단체 BLM 등 진보진영 시위자들이 동참했다고 주장한 시애틀경찰노조(SPOG)의 마이크 솔란 위원장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솔란 위원장은 폭동 다음 날 “폭도 중에 극렬한 BLM 시위자가 있었다”는 포틀랜드 보수언론인이며 BLM의 저격수인 앤디 고의 블로거 글을 재 트윗하며 “주류언론은 책임져야 할 사람들을 지목해 보도하지만 우리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여전히 앤디 고”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8일에도 다시 “그날의 슬픈 사태에 극우도 극좌도 모두 책임이 있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제니 더컨 시장의 비서실장인 스테파니 포마스는 솔란의 글이 시애틀 시정부의 가치관과 배치되며 “실패한 대통령의 실패한 거짓말을 되뇌는 것”이라고 공박했다.

포마스는 솔란이 즉각 트위터 글을 삭제하고 공개 사과하거나 사임하라고 촉구했다.

칼멘 베스트 전 경찰국장도 “사실은 사실대로 말해야 한다. 의사당 난입폭동과 BLM은 전혀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경찰국 내사과는 솔란의 트윗 글에 대한 불만진정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곧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워싱턴주 전역의 경찰관 3,000여명을 회원으로 둔 경찰공제조합(FOP)도 성명을 발표하고 솔란이 중대한 사건에 관해 개인적 편견으로 SNS에 글을 올림으로써 주민들의 신뢰를 회복시키려는 경찰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고 경찰의 보호 및 봉사 임무를 크게 훼손시켰다고 주장했다.

사면초가에 빠진 솔란은 사과하지 않고 계속 저항하면서 “내가 마치 의사당 폭동에 BLM만 책임 있다고 말한 듯이 몰아붙이지만 그건 아니다. 나는 극우와 극좌 양쪽이 책임져야할 사안이며 우리 모두는 한 국민으로서 이를 잘 해결할 수 있고 그 치료방법이 곧 대화라고 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사당 난입사태 이후 일부 공화당 및 보수진영 인사들은 ‘앤티파’ 극좌 운동가들이 사태에 대거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연방수사국(FBI)은 근거 없는 억측이라고 일축했다.

그날 폭동을 주도한 단체들은 트럼프에 불법 선거자금을 지원한 ‘부정선거 중단’ ‘미국 제일주의를 위한 여성’ 등 극우단체들인 것으로 판명됐다.

소위 ‘미국을 구하기 위한 행진’을 선동하는 트럼프의 연설을 들은 폭도들은 의사당을 향해 몰려갔다. 이들 중엔 무장한 민병대도, 남부연합군 깃발을 든 사람들도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날 시위에는 전국에서 경찰관들도 참여했다. 시애틀경찰국 소속 경찰관 2명도 폭동 참가 사실이 밝혀져 현재 유급 정직처분이 내려진 상태에서 배경조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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