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스트릭랜드 한복입고 선서…연방하원의원 3일 공식 취임식서

2021-01-04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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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릭랜드 한복입고 선서…연방하원의원 3일 공식 취임식서

매릴린 스트릭랜드(앞줄 가운데) 의원이 3일 한복을 입고 연방 의회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KHQ 제공

워싱턴주 출신 연방 하원에 당선된 한인 매릴린 스트릭랜드(58) 의원이 한복을 입고 취임 선서를 해 화제다.

미국 연방 의회에서 한국을 상징하는 한복을 입고 취임 선서를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3일 워싱턴DC 연방 의회의사당에서 치러진 연방 하원 취임 및 개원식에서 스트릭랜드 의원은 붉은색 저고리에 보라색 치마 차림의 한복을 입고 나타났다.


‘순자’라는 한국 이름을 갖고 있기도 한 스트릭랜드 의원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주재로 동료 의원들과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손을 들고 선서, 연방 하원의원에 공식 취임했다.

그녀는 한복 차림으로 동료 의원들과 사진 촬영을 하고 같은 한국계이자 재선인 앤디 김 하원의원과 팔꿈치 인사를 한 뒤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스트릭랜드 의원의 ‘한복 취임’은 한국계 인사의 미 연방의회 진출을 동료 의원들에게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상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트릭랜드 의원은 이날 트위터에서 “한국계 미국인이자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 한복을 입는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깊은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한복은 내가 물려받은 문화적 유산을 상징하고 우리 어머니를 명예롭게 할 뿐만 아니라 우리 국가, 주, 그리고 국민의 의회에서 다양성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더 큰 증거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스트릭랜드 의원은 여성, 유색 여성의 수가 역대 최다로 의원 구성이 가장 다양한 것으로 평가를 받는 이번 의회에서 과반의석을 장악한 민주당의 의원으로 취임한 게 영광이라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선거에서 타코마와 올림피아 등 워싱턴주 제10 선거구에서 승리한 스트릭랜드 의원은 한국인 어머니 김인민씨와 미군인 흑인 아버지 윌리 스트릭랜드 사이에서 1962년 9월 서울에서 태어났다.


한 살 때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간 스트릭랜드 의원은 타코마 시의원을 거쳐 시장에 당선,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재직했다.

타코마 시장으로서는 첫 동양계이자 첫 흑인 여성이었다. 이어 광역시애틀 상공인회의소 최고경영자(CEO)를 지내다 현역인 데니 헥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제10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스트릭랜드 의원은 하원의원 선거운동 기간 중 한국계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정신적 유산을 소중히 여기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는 선거운동 홈페이지에 자신이 당선될 경우 연방정부 차원에서 워싱턴주를 대표하는 첫 흑인 미국인이자, 230년 역사의 의회 역사상 첫 한국계 미국인 여성이 된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한인사회에서도 지난해 사망한 고 박남표 장군이 위원장으로 하는 한인사회 후원회가 결성돼 스트릭랜드 의원의 승리에 크게 기여했었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 연방 하원 진출에 성공한 한국계는 민주당 소속인 스트릭랜드 의원과 앤디 김 의원 말고도 공화당 소속의 미셸 박 스틸(초선ㆍ캘리포니아주)과 영 김(초선ㆍ캘리포니아주) 등 모두 4명이다.

이들은 한인 권익 신장과 한미관계 증진을 위해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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