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O리그서 경험한 애리조나 켈리와도 대결…빠른 볼 적응이 관건
포스팅시스템을 거쳐 한국프로야구에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세 번째 타자인 김하성(26·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꿈의 도전을 시작한다.
샌디에이고 구단은 한국 시간 2021년 새해 첫날에 김하성과의 계약 내용을 공식 발표했다.
김하성은 계약 기간 4+1년, 최대 3천900만달러(약 424억3천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연봉 700만달러씩 4년간 2천800만달러를 보장받고, 이 기간 타석 수에 따라 인센티브 400만달러를 보태 최대 3천200만달러를 받는다.
4년 계약 기간 종료 후 샌디에이고 구단과 김하성이 함께 상호 옵션을 실행하면 2025년 연봉 700만달러를 포함해 김하성의 계약 총액은 3천900만달러로 늘어난다.
김하성은 계약 기간을 5∼6년 대신 4년으로 끊었다. 30세가 되는 4년 후 다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더 나은 조건에 거액 계약을 노리겠다는 계산에서다.
샌디에이고는 트레이드로 에이스 다르빗슈 유, 블레이크 스넬을 차례로 영입해 단숨에 올해 월드시리즈 우승 도전 후보로 떠올랐다.
1969년 창단해 아직 월드시리즈 정상을 밟지 못한 샌디에이고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반드시 넘어야 할 팀은 작년 월드시리즈 패권을 32년 만에 되찾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다.
다저스는 작년까지 8년 연속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그 사이 샌디에이고는 지구 꼴찌로 3번이나 시즌을 마치는 등 7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하다가 2020년, 무려 14년 만에 가을 야구를 경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작년 7월에야 정규리그를 시작한 메이저리그는 팀당 60경기만 치르는 대신 포스트시즌 출전팀을 예년 10개 팀에서 16개 팀으로 늘렸다.
샌디에이고는 다저스에 이어 지구 2위 자격으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그러나 첫 관문인 디비전시리즈에서 다저스에 힘없이 3전 전패로 무릎을 꿇어 더는 비상하지 못했다.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과 2년 전까지 한솥밥을 먹은 클레이턴 커쇼, 워커 뷸러 등 다저스 원 투 펀치를 넘어서야 샌디에이고가 꽃길을 걷는다.
커쇼, 뷸러, 훌리오 우리아스, 더스틴 메이, 토니 곤솔린 등으로 이뤄진 다저스 선발투수진은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샌디에이고 다음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펀치력과 정확성을 겸비한 주전 2루수 후보로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은 김하성이 다저스 선발진을 잘 공략한다면 빅리그에 연착륙할 수 있다.
미국 언론은 한국프로야구 투수들보다 훨씬 빠른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구속에 김하성이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를 성공의 열쇠로 꼽았다.
그러나 김하성보다 6년 먼저 빅리그에 진출한 강정호가 역시 빠른 볼 적응 의구심을 떨쳐 내고 첫해 홈런 15방, 두 번째 해에 홈런 21개를 쳤듯이 구속은 적응에 큰 걸림돌이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김하성이 스프링캠프에서 빅리그 투수들의 빠른 볼을 자주 눈에 익히면 속구 대응력도 비례해 올라갈 것이라는 낙관론도 힘을 얻는다.
김하성은 또 KBO리그에서 격돌한 메릴 켈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도 미국에서 대결한다.
김하성은 SK 와이번스에서 뛴 켈리에게 29타수 6안타(타율 0.207)로 약했다. 어깨를 수술한 켈리는 올해 빅리그 마운드에 다시 돌아온다.
절치부심 명예 회복을 노리는 좌완 매디슨 범가너(애리조나)도 김하성을 기다린다.
샌디에이고는 같은 지구의 다저스, 애리조나, 샌프란시스코, 콜로라도 로키스 등과 정규리그에서 19번씩 맞붙는다. 4개 팀을 상대로 좋은 성적을 내야 포스트시즌 출전권을 수중에 넣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