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서북미 주류사회 10대 뉴스 …코로나 팬데믹으로 근대사 최악의 한 해

2020-12-2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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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북미 주류사회 10대 뉴스 …코로나 팬데믹으로 근대사 최악의 한 해

시애틀 다운타운에서 열린 흑인차별 항의시위 현장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하고 있다. /로이터

코로나 팬데믹이 전세계를 휩쓸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2020년 서북미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최악의 한 해로 기록되고 있다. 사상 초유의 주민 외출금지령, 휴교령, 영업중단, 대규모 실업사태 등으로 그야말로 일상이 사라진 2020년이었다. 코로나 백신이 보급되기 시작됐지만 당분간은 그 공포와 두려움이 계속될 것이다. 지난 1년간 본보를 장식했던 주요 사건들을 정리했다. <편집자註>

코로나 충격, 모든 분야에 파장


중국에서 발병한 ‘우한폐렴’이라는 단어조차 낯설던 지난 1월 20일, 시애틀지역에서 미국 최초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다. 중국 우한으로 여행을 다녀온 스노호미시 30대 남성이 첫 확진을 받은 것이다. 그로부터 한달여만인 2월 26일, 우려했던 대로 시애틀지역에서 두명이 코로나로 사망했다. 당시에는 이들이 미국내 첫 코로나 사망자로 발표됐으나 이후 그 이전 사망자가 확인됐다. 이처럼 시작된 코로나사태는 워싱턴주 전역의 비상사태 선포, 휴교령, 외출금지령, 소매점 영업제한으로 이어졌다. 이로 인해 실업자가 양산대 워싱턴주내 실업수당을 받은 근로자가 100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아마존, MS를 비롯해 대부분 회사들은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코로나 사태가 11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현재도 식당이나 술집, 피트니스 등의 영업이 금지돼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경제나 사회, 문화 등 코로나 타격을 받지 않는 분야가 없을 정도다.


붕괴위험 웨스트시애틀 브리지 폐쇄

웨스트 시애틀 브리지에서 균열이 발견되며 붕괴 위험으로 지난 3월23일 긴급 폐쇄됐다. 웨스트 시애틀 지역과 시애틀 다운타운을 이어주며 하루 평균 12만5,000대의 차량이 이용하던 이 다리 폐쇄에 따른 후유증은 컸다. 이 일대 교통은 큰 혼잡을 겪고 있고 지역 상인들은 고객 급감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그동안 다리 보수와 교체 여부를 두고 찬반 의견이 팽팽했지만 시애틀시는 최근 조사를 통해 해체 뒤 신설를 포기하고 보수ㆍ수리 쪽으로 결론을 냈다. 보수작업은 1년이 조금 넘게 걸릴 것으로 예상되어 2022년 초반 다리 일부가 오픈될 계획이다. 웨스트 시애틀 브리지는 지난 1984년 건설 당시 만해도 최소 75년 수명을 예상했지만 시애틀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교통 체증이 심해 결국 40년도 되지 않아 수명이 거의 다하게 됐다.

워싱턴주 실업수당 6억달러 사기

코로나 팬데믹 사태로 워싱턴주 실업자수가 한때 100만명을 돌파하면서 이를 틈타 희대의 대규모 실업수당 사기사건도 벌어져 그 여파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나이지리아에 본거지를 둔 국제금융 범죄조직이 워싱턴주 고용안전국(ESD)에 허위 서류 등을 통해 거액을 받아 갔다. 물론 실업수당 대상이 아닌 주민도 서류 위조 등을 통해 실업수당을 타내 현재까지 실업수당 사기로 당한 액수가 6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워싱턴주는 실업수당 청구사기 건수가 총 12만2,000건에 달했으며 전체 피해액 6억달러 가운데 3억5,700만달러를 되찾았다고 밝혀 피해액수는 모두 2억4,300만달러로 파악됐다.


흑인차별항의 시위는 일파만파로 퍼져

코로나 와중인 지난 5월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에 숨진 조지 플로이드(46) 사건으로 촉발된 경찰의 과잉진압과 인종차별 항의시위가 시애틀과 포틀랜드에서도 잇따랐다.
이 같은 시위를 틈타 대규모 방화와 약탈사건도 벌어지며 시애틀과 벨뷰, 포틀랜드 등이 한때 유례없는 무법천지가 되기도 했다. 시위가 과격해지자 수십년만에 처음으로 통행금지령이 시애틀과 벨뷰, 턱윌라, 아번 등 워싱턴주 곳곳에 발령됐고, 포틀랜드에서는 군인이 시위진압을 위해 투입되기도 했다. 특히 시위대는 다운타운 캐피톨 힐 지역을 장악하고‘캐피톨 힐 조직적 시위지역’(CHOPㆍCapitol Hill Organized Protest)’으로 선포한 뒤 시위의 근거지로 삼았다. 시위대와 경찰간의 충돌이 악화하면서 결국 시애틀 경찰국장이 사임을 했고, 제니 더컨 시장도 결국은 내년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발표하는 사태로까지 이어졌다.



시애틀 대기업세 최종 통과

시애틀시내 대기업을 상대로 세금을 더 내도록 하는 일명 ‘대기업세’가 최종 통과됐다. ‘점프 스타트 시애틀’로 불리는 대기업세는 연간 급여 총액이 700만 달러가 넘는 기업에서 연봉이 15만달러 이상인 고액연봉자 등에 대해 0.7%에서 2.4%를 세금으로 거두도록 하는 것이다. 사실상 아마존을 겨냥해 추진됐던 이 세금은 시애틀시내 기업 가운데 3%가 납부 대상이며 시애틀시는 대기업세를 통해 연간 2억1,400만 달러를 더 거두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확보된 세금은 저소득층, 이민자, 홈리스 주민들을 위한 주거 서비스와 코로나 구제기금 등으로 사용하기로 결정됐다.


보잉 에버렛 787공장 폐쇄

워싱턴주 경제의 대들보 역할을 했던 보잉이 에버렛 787드림라이너 공장을 폐쇄하기로 최종 결정하면서 엄청난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두차례에 걸친 737맥스 기종의 추락참사에 이어 터진 코로나 사태로 인해 최악의 한 해를 보냈던 보잉은 결국 생산대수 감소로 인해 787기 공장을 통합하기로 결정하면서 에버렛 공장의 폐쇄를 결정한 것이다. 보잉은 내년 3월말까지 에버렛 787공장을 폐쇄해 사우스 캐롤라이나주로 찰스턴으로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단일 건물로는 전세계에서 가장 큰 에버렛 787기 공장이 2012년 가동을 시작한 뒤 9년만에 문을 닫게 됐다. 보잉이 787 공장을 폐쇄한데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항공기 생산을 줄이면서 워싱턴주에선 1만명 이상을 해고하면서 주내 경제에 큰 타격을 안겨주고 있다.


시애틀 스톰 정상, 사운더스 준우승

코로나 팬데믹으로 우울한 소식들로 가득찬 와중에 비록 무관중으로 진행됐지만 시애틀 스포츠팀들의 선전은 그나마 위안이 됐다. 우선 시애틀 스톰은 미국 프로여자농구(WNBA) 정상에 올라섰다. 2004년과 2010년, 2018년에 이어 통산 네 번째 우승이다.
프로축구팀인 시애틀 사운더스 FC도 올 시즌 결승에 진출해 컬럼버스 크류에게 아쉽게 패배했지만 준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풋볼팀인 시애틀 시혹스도 현재 시즌이 진행중이지만 NFC 웨스트 디비전 챔피언에 올라섰다. 시혹스가 NFC 웨스트 디비전 1위에 오른 것은 2016년 시즌 이후 처음이다.
시혹스는 이번 주말인 1월3일 같은 디비전팀인 샌프란시스코 49너스와의 경기로 올 시즌을 마무리한다.

인슬리 50여년만‘3선 주지사’

미국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진 워싱턴주 선거는‘현직불패’법칙을 확인한 선거였다. 워싱턴주 주지사에는 제이 인슬리 현 주지사가 당선되며 50여년만에 3선 당선 주지사라는 역사를 썼다. 그의 당선으로 민주당이 10번 내리 워싱턴주지사직을 차지하는 기록도 세웠다. 워싱턴주 부지사는 대표적 친한파로 꼽히는 데니 헥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고, 법무장관은 밥 퍼거슨 장관이, 총무장관은 현직인 공화당 킴 와이만 장관이, 주 교육감은 현직인 민주당의 크리스 레이크달이 승리를 거뒀다. 연방 하원 선거에서도 현직들이 모두 승리한 가운데 데니 헥 의원이 부지사로 자리를 옮기면서 공석이 됐던 제10선거구에서 ‘대한의 딸’인 한인 매릴린 스트릭랜드가 당선된 것도 큰 화제가 됐다.


거침없는 시애틀 집값 상승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워싱턴주 지역경제가 타격을 입었지만 주택시장은 나홀로 활황이었다. 시애틀 지역 집값은 올 한 해 동안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과열양상마저 보였다. 킹ㆍ스노호미시ㆍ피어스카운티를 아우르는 시애틀지역 집값은 미국 대도시 가운데 9개월 연속 전국 두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사상 유례없는 최저 금리로 주택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매물 부족현상이 일어나 집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시애틀지역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워싱턴대학, SAT와 ACT 점수 폐지

서북미 명문 워싱턴대학(UW)이 SAT와 ACT 점수를 지원자 입학 사정에 영구적으로 반영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 시험 성적이 학생들의 입학 자질을 판단하는데 별다른 상관이 없는데다 비싼 시험 수수료로 인해 인종 차별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UW은 당초 코로나 사태로 인해 많은 학생들이 SAT등을 치르지 못하자 2021년 입시만 SAT 등을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결국 영구적으로 이 같은 정책을 시행키로 결정했다. UW의 이 같은 결정은 시애틀 본교에만 적용된다. UW 바슬과 UW 타코마 캠퍼스는 자체논의를 거쳐 새 규정 도입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SAT와 ACT가 입시에서 배제되면서 UW은 입시생들의 학교성적(GPA) 에세이, 리더십, 봉사활동 등을 근거로 사정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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