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서북미 한인사회 10대 뉴스…코로나로 얼룩졌어도 연방의원 탄생

2020-12-2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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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의 해였던 2020년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세계가 고통의 시간을 보내면서 서북미 한인사회도 직격탄을 맞아 코로나 타격으로 곳곳이 얼룩졌다. 그런 가운데서도 코로나 팬데믹을 극복하려는 한인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고, 한인 연방 하원을 탄생시키는 등 나름대로 성과도 적지 않았다. 올 한 해 서북미 한인사회에서 큰 이슈가 됐던 주요 뉴스를 정리했다. <편집자註>

코로나 한인사회 직격탄 날려

올 3월부터 시애틀을 시작으로 본격화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서북미 한인사회에도 엄청난 타격을 안겨줬다. 공식적인 통계는 없어도 코로나19에 감염돼 생사를 넘나드는 고통의 시간을 보낸 한인들도 적지 않으며 사망한 한인들도 여럿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부분의 한인들이 ‘집콕’생활을 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 팬데믹으로 문을 닫아야 하는 업소들도, 일자리를 잃은 한인들도 속출해 실업수당에 의존해야 했다. 한인 경제의 한 축을 담당했던 한식당 등은 현재도 실내영업 중단으로 생사의 기로에 서있다. 특히 크고 작은 한인사회 행사가 대부분 취소된 가운데 한국어와 민족교육을 담당했던 각종 한국학교도 온라인 수업으로, 한인교회들도 대부분 온라인 예배로 전환했다. 코로나 사태는 지난 4월1일부터 6일까지 실시될 예정이었던 한국의 재외선거도 취소시켰다.



코로나 극복 위해 한인사회 뭉쳐

‘코로나 팬데믹’가운데서도 한인사회가 서로 힘을 합쳐 이를 극복하려는 남다른 노력은 돋보였다. 워싱턴주 한인사회는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 4월부터 실업과 폐점 등으로 고통받는 한인들을 돕기 위해 성금 모금에 나섰다. 유니뱅크(행장 피터 박)가 5만 달러를 쾌척하며 불씨를 지폈고, 올림퍼스 스파 대표인 이명운 장로가 1만 달러를 내는 등 한인사회 단체 및 개인들이 십시일반 정성을 보태 모두 13만3,380달러가 모아졌다. 한인회와 상공회의소 등이 주축이 돼 모아진 성금은 모두 236명에게 전달됐다.
특히 시애틀한인회 태스크 포스팀이 주도했던 워싱턴주 정부의 소수민족 소상공인 경제회복 그랜트 수혜는 한인사회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태스크포스가 한인들이 신청을 하도록 주도해 전체 그랜트 500만 달러 가운데 한인업소 400여곳이 8,000달러씩을 받아내는 쾌거를 이뤄냈다.


권원직 신임 시애틀총영사 부임

지난 2017년 부임했던 이형종 총영사가 3년의 임기를 마치고 지난 11월 외교부 본부로 귀임했다. 한인단체들의 회계 투명성을 위해 남다른 의욕을 보이며 찬반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던 이 총영사는 재임 기간 동안 시애틀총영사관 신임 청사를 완공해 입주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이 총영사의 후임으로 권원직 신임 총영사가 지난 12월4일 시애틀에 도착해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신임 권 총영사는 주미 대사관, 주 아프가니스탄 대사관, 대통령 비서실, 장관 비서실, 북핵협상과장, 주중국대사관, 주 필리핀 공사, 국무조정실 외교안보정책관 등을 두루 거쳐 여러 능력이 검증됐고, 소탈한 성격으로 한인사회와 신뢰를 쌓아갈 것으로 기대된다.


시애틀 영사가 엽기발언ㆍ폭언 말썽

시애틀총영사관에 근무하고 있는 영사 한 명이 공관에 근무하는 현지직원들에게 욕설과 폭언 등 부적절한 발언은 물론 엽기적인 발언까지 일삼아 큰 문제가 됐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실이 공개한 감사 내용에 따르면 시애틀영사관의 A영사는 공관 직원들에게 “XX새끼야”리고 욕설을 하거나 “이 월급으로 생활이 가능하냐”, “내가 외교부 직원 중 재산 순위로는 30위 안에 든다”라고 상대의 재산 수준을 조롱하는 발언도 일삼았다. A영사는 “인간 고기가 너무 맛있을 것 같다. 꼭 인육을 먹어보려고 한다”는 등의 엽기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문제의 A영사에 대해서는 현재도 외교부가 추가 감사를 하고 있으며 그는 내년 2월 본부로 귀임할 예정이다.

시애틀한인사회 큰 어른들 잇따라 별세


시애틀지역 한인사회에서 평생 봉사를 하며 큰 어른 역할을 해오던 원로들이 잇따라 하늘나라로 떠났다.
박남표 장군이 지난 11월14일 향년 97세로 별세했다. 일제시대에 태어난 박 장군은 그야말로 한국 현대사와 미주 한인이민사의 산증인이기도 하다. 독립투사 박지영의 장남으로 러시아에서 태어났던 박 장군은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6ㆍ25 골육상쟁을 치러야 했다. 육군 논산훈련소장을 지낸 뒤 예편해 타코마로 이민 와 1977년 타코마 한인회를 창설, 초대 회장을 지냈으며 한인들의 단합과 권익 신장을 위해 남달리 힘을 쏟아왔다.
이에 앞서 지난 8월 강동언 전 시애틀한인회장도 향년 90세로 별세했다.
1981년 제14대 시애틀 한인회장을 지냈고, 서북미지역 한인회장들의 모임인 서북미연합회 창립을 주도한 뒤 4대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특히 미주한인회 총연합회에서 활동하며 미주 한인사회 연합 및 한인사회 역량 결집에 평생 힘을 쏟아왔다는 평을 들었다.
김석민 전 시애틀한인회장도 코로나 와중에 지난 4월 별세했다.


한인 2세 김진아씨 교통사고 사망

신디 류ㆍ이승영ㆍ장태수씨 등 한인 정치인들을 배출해왔던 쇼어라인 시의원에 도전장을 내밀기도 했던 한인 2세 차세대 유망주였던 김진아씨가 지난 7월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김씨는 지난 7월25일 주말 동안 아이다호주 보이지에서 발생한 사고로 중태에 빠진 뒤 현지에서 숨을 거뒀다.
앵커리지에서 태어나 시애틀로 이주한 한인 2세인 김씨의 집안은 알래스카로 이민한 1세대 한인 가족이었다. 큰아버지가 김부열씨로 앵커리지 10대 한인회장이었고 김씨 아버지인 김충열씨는 미 육군으로 입대한 뒤 부상을 당한 미 육군 장애 베테랑이다.
김씨는 2017년 쇼어라인 시의원에 출마해 결선까지 갔으나 아깝게 패배했다. 이후 일본계 워싱턴주 상원 의원인 밥 하세가와 의원의 보좌관을 지내는 등 한인을 포함해 청소년들의 약물중독 예방 등에 남다른 공헌을 해왔다.


부한마켓 총격사건도 충격

베트남인들끼리 벌어졌던 총격사건이었지만 지난 10월 한인마켓인 부한마켓에서 발생했던 총격사건도 한인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줬다.
지난 10월 29일 에드먼즈 부한마켓에서 발생한 총격사건 용의자는 베트남계 20대 남성인 두이 펑 응유엔(27)이었다. 이번 사건은 끝없는 가정폭력이 빚은 참극이었다. 응유엔은 3년 전 부인 T씨(24)를 베트남에서 들여와 살다 가정 폭력을 일삼았으며 이날도 T씨를 찾아갔다 그녀를 도우려던 베트남 여성인 L씨(20)와 그녀의 남자친구 V씨(23) 등 3명을 상대로 총격을 가하는 사건을 저질렀다. 이 사건으로 L씨가 복부에 총격을 받아 목숨을 잃었으며 T씨와 V씨는 현재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스트릭랜드 연방의원으로 당선

한인 어머니를 둬 ‘대한의 딸’로 불렸던 매릴린 스트릭랜드 후보가 지난 11월 선거에서 압도적으로 승리를 거두며 연방 하원(워싱턴주 10선거구)에 당선됐다. 1962년 한인 어머니인 김인민씨와 미국 아버지 사이에 서울에서 태어났던 스트릭랜드 의원은 3살 때인 1967년 아버지를 따라 타코마로 이주해왔다. 이후 타코마 시의원과 시장을 거쳐 워싱턴주 광역상공회의 최고경영자를 지내다 연방 하원의원에 도전한 뒤 워싱턴DC 연방 의회 입성에 성공했다. 특히 스트릭랜드 후보의 승리를 위해 현재는 고인이 된 박남표 장군을 위원장으로 하는 한인사회후원회가 결성돼 8만 달러 가까운 후원금을 거둬 그녀의 당선에 큰 힘을 보탰다.


신디 류 의원 6선 ‘금자탑’

한인으로서 워싱턴주 유일의 주의원인 신디 류 하원 의원이 ‘6선 성공’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류 의원은 지난 11월 실시된 선거에서 3명의 후보 가운데 72%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승리했다. 류 의원에 앞서 주 하원이나 상원의원을 지냈던 신호범 전 워싱턴주 상원의원이나 임용근 오리건주 상원 의원도 모두 5선이었다. 서북미에서 주 의원으로 6선을 도달한 것은 신디 류 의원이 유일하다. 10살도 안돼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 온 류 의원은 그 동안 쇼어라인 시의원과 시장 등을 지냈으며 이후 주 하원에 진출해 내리 6선에 성공해 ‘한인사회의 자부심’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류 의원은 그동안 소주병판매나 태권도장 세금감면 등 한인사회 현안해결에도 적극 나섰다. 현재 워싱턴주 하원 주택위원장도 맡고 있는 류의원은 코로나시대의 주택문제 해에도 남다른 열정을 쏟고 있다.

롯데호텔 시애틀 문열어

한국의 대표 호텔 브랜드인 롯데호텔이 지난 9월 24일 시애틀 다운타운에 ‘롯데호텔 시애틀’을 문을 연 뒤 본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롯데호텔로서는 롯데뉴욕팰리스와 롯데호텔 괌에 이어 미국 내 세번째 호텔이다.
롯데호텔 시애틀은 지난해 12월 롯데호텔과 하나금융투자가 공동 투자한 프로젝트로, 금융기관과 협력해 위탁운영 계약을 체결한 것은 한국 최초인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호텔 시애틀은 44층 높이 빌딩의 1층부터 16층에 총 189실(스위트 룸 33실 포함) 규모를 갖추고 있다. 객실은 자연경관에서 영감을 얻어 모던하고 밝은 분위기로 꾸몄다. 전면 유리창을 통해 시애틀의 오션뷰와 시티뷰를 모두 감상할 수 있다.
별도의 건물로 호텔과 이어진 교회(지하 1층~2층)는 연회장으로 활용된다.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최초의 예배당을 개조한 건물이다.
롯데호텔에 이어 한국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과 하나파이낸셜이 시애틀 다운타운 2가와 유니버시티 스트리트에서 최근 완공한 38층 빌딩인 ‘2+U’를 6억6,000만달러에 매입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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