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집콕에 ‘가족 메뉴’ 주문 크게 늘었다…한인식당 투고 트렌드

2020-12-25 (금) 12:00:00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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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짐한 ‘5인 용기’·간편한‘밀키트’·홈파티용 ‘모듬 사시미 특대’ 인기

집콕에 ‘가족 메뉴’ 주문 크게 늘었다…한인식당 투고 트렌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인 식당의 투고 문화를 변화시키고 있다.

5인 가족 전용 용기가 등장하는가 하면 홈파티용 대형 스시 메뉴에 채소류에 찌개, 밥 등이 세트로 구비되어 집에서 고기만 구우면 되는 간편 생고기 밀키트까지 등장했다.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진데다 연말을 맞으며 가족과 함께 집에서도 ‘제대로 먹자’라는 추세를 반영한 것으로,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에 직면한 한인 식당들의 생존 전략이 깔려 있다.


설렁탕 전문점인 ‘해마루 설렁탕’(대표 변용복)은 5인 가족용 전용 용기를 사용해 호응을 얻고 있다.

1인분 위주의 투고 박스 이외에 5인 가족들이 함께 먹을 수 있는 패밀리 사이즈 메뉴를 출시하면서 5인 전용 용기에 담아 제공하고 있다.

패밀리 사이즈 용기는 마이크로웨이브 전용 용기를 사용해 간편하게 데워서 먹을 수 편리함도 도모하고 있다.

1인분 투고 용기에 비해 푸짐하게 보이는 시각적 효과도 있어 가족들의 한 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패밀리 사이즈는 설렁탕뿐 아니라 육개장에도 적용되어 확장되고 있다.

‘똥돼지삼겹살’로 유명한 ‘꿀돼지’(대표 김진영)는 생고기 ‘밀키트’라는 다소 실험적인 메뉴를 선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밀키트는 Meal(식사)+Kit(키트, 세트)를 의미하며 요리에 필요한 손질된 식재료와 필요한 양의 양념, 조리법 등이 세트로 구성되어 있다.


꿀돼지가 선보인 생고기 밀키트는 복잡한 요리 조리법이 들어 있는 밀키트는 아니다.

엄선한 생고기에 샐러드, 상추쌈과 고추, 마늘 등 고기와 어울리는 채소가 곁들여진다. 여기에 고기와 찰떡 궁합인 묵은지 김치, 그리고 콩나물까지 제공된다.

이것만이 아니다. 김치찌개나 된장찌개 등 찌개와 밥이 제공되어 한 끼 식사로 손색이 없다.

밀키트의 장점은 손질하거나 다듬는 번거로운 준비 작업의 수고를 덜 수 있을 뿐 아니라 요리하기도 간편하다는 점이다.

밀린 집안 일이나 직장 일로 바빠 식사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한인들에게는 제대로 된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꿀돼지 김진영 대표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연말 모임을 집에서 하려는 트렌드와 외출을 자제하려는 트렌드가 확산되며 한 끼를 먹더라도 폼나고 편하게 먹자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며 “평범한 투고 메뉴에서 벗어나 생고기 밀키트라는 모험을 감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연말 홈파티를 겨냥한 메뉴도 있다. 일식전문 ‘어원’(대표 피터 정)이 내놓은 모듬 사시미 특대 메뉴다.

모듬 사시미 특대에 스시 특대 콤보, 새우와 모듬 뎀부라가 곁들여지고 롤 특대 콤보가 추가된 메뉴다.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에서 가정에서 가족과 연말 파티를 위해 기획된 특별 메뉴인 셈이다.

하지만 진화하는 투고 메뉴의 성공 여부를 단언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비싼 가격에 대한 한인 소비자들의 수용도를 판단하기에는 시간이 짧다는 것이다.

확실한 수요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수요 확산을 위해 ‘가격 경쟁력’이라는 산을 넘어야 한다는 현실의 문제는 업계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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