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 전문의
환자분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의사로서 늘 강조하는 점은 바로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한 식이요법 이 두가지이다. 지난달 칼럼에서 암을 예방하는 검증된 방법으로 꾸준한 운동이 답이라는 내용을 다뤘듯 운동은 단순히 암을 예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건강히 장수하도록 도와주는 확실한 방법이기도 하다.
한편 Brigham Young University에 근무하는 교수 Julianne Holt-Lunstad는 2010년 연구에서 오래 사는 가장 좋은 삶의 방법들을 찾아냈다. 그의 논문에서는 총 148 연구를 모아 308,849명을 관찰하였는데, 평균 연령 65세의 관찰대상은 남성 51%, 여성 49%이며 지역으로는 북아메리카 51%, 유럽 37%, 아시아 11%, 호주 1%로 구성되었고 이들을 평균 7.5년간 지켜보았다. 관찰대상의 식이요법, 운동, 결혼유무, 건강검진 회수, 음주, 흡연, 수면 등 관찰대상의 생활패턴을 보여주는 수 많은 내용들을 파악하였더니 총 열가지가 유의미한 요인들로 드러났다. 열가지 요인은 바로 공기질, 고혈압 치료, 비만여부, 운동, 심근경색 후 재활치료, 독감 예방접종, 금연, 금주, 가족이나 인간관계, 사회적 융합 등이다.
보통 우리 수명을 결정하는 요인의 25%는 유전, 그리고 나머지 75%는 생활패턴의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해당 연구에서도 이와 유사하게 열가지 요인 중 두가지 요인은 유전에 의해 결정되고 나머지는 생활패턴으로 인해 영향을 받는것으로 결론지었다. 첫번째 언급된 장수의 요인인 공기질은 우리 수명에 약간의 영향을 준다. 그리고 운동은 그보다 큰 영향을 주지만 수명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갖지는 않았다. 놀랍게도 독감 예방백신을 맞는지 여부가 꾸준한 운동만큼 또는 그 이상의 역할을 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우리 수명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은 다름 아닌 친밀한 인간관계와 사회적융합 정도 이 두가지로 밝혀졌다.
신체 건강과 직접 연관되는 요인도 아닌, 가족 관계와 사회적 관계가 어떻게 장수의 비결이 될 수 있을까. 친밀한 인간관계란 말그대로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들, 매일 같이 얼굴을 마주하고 함께 지내는 사람들과의 친밀한 관계를 말한다. 사회적인 융합 정도는 새로 만나는 사람들이나 가끔씩 보는 사람들, 예를 들어 미용사나 바리스타, 또는 직장 동료들과의 관계 즉 사회생활을 잘 하고 지내는가를 말한다. 사회생활이나 인간관계가 우리의 수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증거를 찾을 수 있을까?
지구상에 블루존(blue zone) 이라 불리는 곳들이 있다. 이는 평균보다 수명이 훨씬 긴 다섯 지역을 말하는데 그 중 하나는 바로 캘리포니아의 Loma Linda라는 도시이다. 나머지 네곳은 각각 일본, 그리스, 이태리, 코스타리카에 있는 도시들로 이 다섯 지역들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가족간의 깊은 유대관계와 높은 지역사회의 참여도 라고 한다. 더불어 이곳의 주민들은 다른 지역보다 본인의 삶의 목적이 확실히 보여준다고 하는데, 블루존의 주민들은 남녀불문 100살까지 사는것이 보통이다.
학자들은 의학적인 요인이 아닌 인간관계와 사회적 융합이 우리 수명을 높여주는 원인으로 보는 이유를 두가지 이론으로 이야기한다. 첫째로 완충가설(buffering hypothesis)이다. 사회적 지지가 스트레스의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고 살아가는 데 도움을 주는 요인으로 보고 그 효과를 설명하려는 이론이다. 사회적 관계는 개인의 생활에 있어 적응에 필요한 정보 제공과 함께 감정적 신체적 접촉으로서 도움이 되고, 이는 개인이 겪는 스트레스에 맞설 수 있게 도와주어 우리 몸에 스트레스의 부정적 영향을 완충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는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가 질병 또는 살아가면서 겪는 큰 사건들과 변화에 맞서 신경내분비계나 신체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는 해로운 반응이나 스트레스 요인을 조절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두번째 가설은 주요 효과 가설(main effects hypothesis)로 사회적 관계가 인지적, 감정적, 행동적 또는 신체적 영향에 있어 보다 직접적으로 건강과 연관이 되어있다고 보는 것이다. 하나의 예로, 사회적인 관계 속에서 직접적으로 건강한 생활패턴 행동들을 권장하고 따라하게 만들 수 있다. 혼자서만 지내는 경우보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더욱 건강하게 생활하고 식사하며 운동하게 될 것이다.요즘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하지만 우리 인간은 혼자서 살아갈 수가 없다. 사람들과의 관계속에서 행복과 건강을 찾을 수 있는 사회적 동물인 것이다. 우리가 얼굴을 서로 마주보는 것만으로도 우리 몸에 신경전달물질(neurotransmitters)이 발생하면서 도파민을 통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스트레스와 통증을 완화시키게 되고 옥시토신을 통해 서로에 대한 믿음과 사랑하는 마음을 키우게 된다. 항상 가족들과 친구들을 서로 아끼고 따뜻한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의 건강을 지키시길 바란다. 이것이 장수의 비결이다. (문의) 213-480-7770 차민영 내과에서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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