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은행·마켓·교회 제작규모 지난해 수준, 내달부터 본격 배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한인 마켓과 은행들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새해 달력을 배포할 계획이다. 한 한인 마켓에서 새해 달력을 증정하고 있는 모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대부분의 경제 활동이 제약을 받고 있지만 코로나19 위세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새해 달력 제작이다.
연말이면 으레 연례행사로 치러지는 한인 업체와 소비자 사이의 배포 전쟁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새해 달력 수요는 여전하지만 제작되는 새해 달력 수는 지난해와 같은 수준인데다 무료 배부를 하는 한인 업체들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25일 한인 업계에 따르면 한인 마켓을 비롯해 은행과 교회 등 새해 달력을 제작해 무료로 배포하는 대표적인 업종들은 이미 새해 달력의 제작을 마치고 배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 업체와 교회에서 제작하는 달력의 대부분은 한국에서 제작되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 제작하는 것보다 한국에서 제작하는 것이 인쇄 수준이나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한인 은행과 마켓 관계자들에 따르면 새해 달력 제작 수량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인 은행의 경우 새해 달력 제작 규모가 지난해 많은 곳은 15만부에서 적은 곳은 9~10만부 수준이었으니 올해도 비슷하다는 게 한인 은행 관계자들의 말이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한인 은행들이 새해 달력 제작 수량을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는 데는 달력만이 가지고 있는 홍보 효과 때문이다.
각 가정의 벽이나 개인 책상 위에 한번 걸거나 놓게 되면 1년 동안 달력 위에 박힌 은행 이름과 로고를 소비자에게 노출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새해 달력 제작을 줄이지 못하고 있다.
뱅크오브호프 마케팅 관계자는 “팬데믹에도 새해 달력 수량을 줄이지 않은 것은 달력이 가지고 있는 효율성과 마케팅 효과 때문”이라고 말했다.
은행별로 달력의 화보 내용과 방향이 서로 다른 것은 마케팅 전략의 다름에서 오는 결과다.
한인 마켓 역시 마케팅 효과를 위해 새해 달력을 제작하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여기에 더해 새해 한인 마켓들은 한인 소비자를 마켓으로 끌어 들이는 일종의 마케팅 도구로 활용하기도 한다.
한인 교회도 예년과 같은 수준으로 새해 달력을 제작해 배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교인의 상당수가 노년층이라는 현실 요인으로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예배로 헌금이 지난해에 비해 줄었다고 해서 새해 달력 제작 수량을 경제 논리에 의해 줄일 수 없는 게 한인 교회다.
한인타운 내 한 중형교회 목사는 “내년 상황이 호전된다는 전제로 지난해와 같은 수량으로 새해 달력을 제작해 확보해 둔 상태”라며 “코로나19로 교회 나올 수 없는 상황이라 배포 방식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회를 제외하고 한인 은행과 마켓들은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새해 달력 배포 시점을 놓고 눈치 싸움이 치열하다.
경쟁 은행이나 마켓 보다 늦게 새해 달력을 배포하면 선점 효과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배포 시기를 놓고 함구령이 내려지는 것이 보통이다.
한인 은행의 경우 대략 다음달 중순경부터 각 지점을 통해 고객에 한해 새해 달력이 배포될 것으로 보인다.
한인 마켓도 새해 달력과 관련해 배포 시기를 놓고 저울질 중이다. 배포 시기는 대체적으로 12월 2째주 정도가 될 것이라는 게 마켓 관계자들의 말이다.
한 한인 마켓 매니저는 “새해 달력 배포를 놓고 고객들과 실랑이를 벌어야 하는 연례행사가 돌아오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달력 무료 배부처가 줄어들면서 일부 고객의 ‘갑질’ 상황이 더 심해질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