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 젖병에도 미세플라스틱 ‘바글바글’…“물 뜨거울수록 더 많아”
2020-10-27 (화)
손성원 기자
▶ 아일랜드 더블린 트리니티대 조사 결과
▶ “12개월 유아 평균 미세플라스틱 흡입량 매일 158만개”
식기 등에 가장 많이 쓰이는 플라스틱 유형인 폴리프로필렌(PP)이 함유된 유아용 젖병이 유동식(씹지 않고 삼킬 수 있도록, 소화하기 쉽게 만든 음식) 준비 과정에서 다량의 미세플라스틱을 방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젖병을 소독하거나 유동식을 타는 데 사용하는 뜨거운 물이 미세플라스틱 방출을 크게 늘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일랜드 더블린 트리니티대 공학부의 리둔주 박사 연구팀은 과학저널 ‘네이처 푸드’를 통해 “세계 유아 젖병 시장의 68.8%를 차지하는 10개 회사 제품 조사 결과, 젖병 안의 액체 온도가 높을수록 다량의 미세플라스틱이 나온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 표준 지침에 따라 소독을 하고 70도 물에 노출된 젖병의 미세플라스틱 방출은 제품별로 리터당 130만개에서 최대 1,620만개에 달했다. 또 물의 온도를 95도로 높였을 때 미세플라스틱 방출량은 리터당 5,500만개까지 늘어났다. 반면 국제 지침보다 훨씬 낮은 25도 물에 노출될 때는 미세플라스틱 양이 60만개에 머물렀다.
연구팀은 젖병 안의 액체 온도가 높을수록 더 많은 미세플라스틱을 방출하는 분명한 결과를 얻어낸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또 48개 국가와 지역의 분유 이용량과 모유 수유율, PP 젖병이 방출하는 미세플라스틱 양과 젖병 제품별 시장점유율 등을 분석해 12개월 유아의 평균 미세플라스틱 흡입량이 매일 158만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논문 공동 저자인 존 볼랜드 교수는 “정책 결정자들에게 플라스틱 젖병을 사용해 유동식을 준비하는 지침을 재평가할 것을 요구한다”며 “용기 소독과 유동식 준비 과정에서의 관행을 바꿔, 미세플라스틱을 먹는 위험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한 건 중요 성과”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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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