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 대통령과 백인우월주의

2020-10-08 (목) 권태진/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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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우월주의 (whie supremacy)시비가 금년 대선의 중요한 논쟁으로 등장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 시비의 중심에 서있다.

조지 플로이드 사망으로 흑인에 대한 경찰의 만행을 규탄하는 시위가 전국에서 일어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과 질서’를 대선의 중요한 이슈로 내걸고 경찰을 옹호했으며 반대로 시위대들을 폭력, 파괴, 약탈자로 규정하였다.

대통령은 사고지역을 방문했으나 희생자의 가족은 찾지 않고 경찰을 찾아 그들을 격려하고 시위대에 폭력을 가한 백인우월주의 극우단체를 고무하는 발언을 했다.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제 1차 대통령 후보 토론이 9월 29일 오하이오 케이스 리저브 대학에서 열렸다.

사회자는 공화당을 지지하는 보수방송인 팍스뉴스의 크리스 월레이스 앵커. 그는 “오늘 밤 당신은 백인우월주의자들과 극우파단체들을 비난하고 그들이 더 이상 폭력에 가담하지 않도록 하겠는가?”하고 대통령에게 물었다. 대통령은 그들을 비난은 하지 않고 “내가 보는 모든 폭력은 좌익에서 오며 우익에서 오지 않는다” 고 백인우월주의자들을 옹호했다.

백인민족주의, 백인우월주의, 올트라이트, 나치팟시즘, KKK 등 이들 모두가 백인의 아이덴티와 인종우위 사상에서 나온 단체들이다. 이들은 인종 분열을 지지하고 다른 인종의 동등권을 인정하지 않으며 그들과 공존하는 것을 거부하고 정치적 도구로 증오와 폭력을 조장하는 단체들이다.

오래곤주 포트랜드에서 시위자와 충돌하고 살인까지 자행했던 백인남성들로 구성된 화이트보이스 (The White Boys)도 이 백인우월단체의 하나다.
트럼프대통령과 관련 백인 우월주의 시비는 2015년 대통령 출마 때부터 시작되었다. 그는 “멕시코에서 사람을 보낼 때 문제가 많은 자들을 보낸다.

그들은 마약 밀매자며 범법자들이며 강간자 들이다”하고 주장했다. 이러한 반이민정책을 펴 다수의 백인표를 얻어 대통령에 당선된 후에도 계속 반이민 정책을 펴 이민자를 범법자로 규정하기도 하고 멕시코 국경에 벽을 구축하기도 했다.

2018년 중간선거에도 “현재 미국은 국가적 비상사태다. 국경을 보아라.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국경을 침범하거나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사실과 다른 말을 했다. 백인민족주의자들은 백인의 다수를 유지하려면 이민을 막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백인 우위를 유지하려는 모습을 이민정책에서 볼 수 있다. 우위를 차지하려는 것은 바로 그 자체가 인종차별이다. 건국 후 1790년 귀화법은 오직 백인만이 미국시민으로 귀화할 수 있었다.


이 법은 노예제도가 폐지된 후 1870년에 흑인들에게도 귀화가 적용되었다. 중국인과 일본인들의 이민을 막는 1882년 중국인 제외법이 제정되었고 1924년 이민법은 아시아인 제외법으로 아시아에서 오는 모든 이민을 막았다.

이 법은 1952년 개정되고 1965년 이민과 시민법으로 대체되어 아시아인에게 문호가 대량 개방되어 필자도 그 법의 혜택자의 한 사람이다.

현재 우리는 미국 역사에 뿌리 깊게 박혀 있던 과거 인종차별의 구조와 생각을 개선하려고 하는 변화의 물결을 타고 있다. 백악관 주위에서 행해진 항의시위를 진압하는데 투입된 연방군을 철수 시키고 군의 개입을 군부가 거부했던 것은 과거에 볼 수 없었던 고무적인 변화의 물결이다.

신체의 우월성, 가정, 학벌, 직업 등 우월감을 나타내는 것은 개인의 고유한 자유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우월감이 다른 사람을 무시하거나 차별하는 도구로 사용할 때 문제가 된다.

우월성을 국가나 사회가 제도적으로 정착 시키는 것은 전근대적 비민주적인 착상이며 특히 대통령이나 국가의 지도자들이 자신의 인종의 우월성을 주장하는 행위는 국민을 분열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것은 인종차별을 말하는 것이며 국민평등을 지향한 미국 건국 이념에 위배되는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이 위대하다고 믿는 가장 큰 이유는 미국만이 갖고 있는 특성 즉 이 나라가 이민의 나라이며 다른 수백 인종이 혼합하여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 나라의 소수민족 중 소수인 한국인도 이 나라를 위대하게 하고 있는 중요한 요인이다.

<권태진/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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