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선을 높여라

2020-09-22 (화) 최효섭/목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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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요가꾸엔이란 정신 지체아 교육기관을 견학한 일이 있는데 아이들이 “위를 보고 걷자 눈물이 흘러내리지 않게”라는 노래를 힘차게 부르고 있었다. 흔히 세상에서 바보라고 불리는 아이들이 시선(視線)을 높이 들고 걷자는 노래를 부르는 것을 보고 마음이 찡하는 느낌을 받았다

세상에는 네 종류의 인간이 있다. 어둠 속에 사는 인간, 어둠을 만드는 인간. 밝음을 만드는 인간, 그리고 빛이 되는 인간이다. 예수는 너희는 세상의 빛이 되라고 하셨다. 등대와 같이 어둠 속에 우뚝 서서 많은 사람들에게 방향을 가리켜 주는 역할을 담당하는 인간이 되라는 가르침일 것이다.

강소천의 동요에 ‘병아리’라는 귀여운 동시가 있다. “물 한 모금 머금고 하늘 쳐다보고/또 한모금 머금고 구름 쳐다보고” 병아리가 물을 마실 때 물을 목구멍으로 넘기기 위하여 고개를 살짝 살짝 드는 귀여운 모습을 그린 시이다.


크리스천인 작가는 병아리가 고개를 드는 모습을 물 마실 때마다 “하나님 감사해요”하고 비를 내려주시는 하늘에 고마움을 표시하는 것으로 해석한 것이다

단편의 왕자라고 불리는 오 헨리(O.Henry 1862-1910)는 임종이 가까왔을 때 주변 사람들에게 부탁하였다. “불을 밝혀 다오. 나는 어둠 속으로 여행하고 싶지 않다.”그는 매우 밝고 희망적인 작품을 평생 썼다.

올림픽은 그리스에서 시작되었는데 대표적인 경기가 ‘횃불 나르기 경주’였다. 선수들이 횃불을 들고 달린다. 네 선수가 한 팀이 되어 횃불 전하기 경주를 하는 것이다. 이 경기를 만든 이유는 인간은 누구나 다음 세대에 빛을 전달하는 책임이 있음을 가리키려는 것이었다고 한다.

삼중고(三重苦)의 박애주의자 헬렌 켈러(1880-1968)는 정신적으로 심히 좌절되어있는 한 청년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당신의 얼굴을 태양 쪽으로 향하시오. 그러면 당신의 그림자를 볼 수 없게 될 것이오.”그 반대의 말은 태양을 등지고 있으면 자기의 그림자를 보게 된다.

고 김재준 박사(한신대 총장)는 명필로 유명하였는데 나에게 글 한 귀를 주셨다. 한글로 풀면 “몸과 마음이 빛을 발하면 컴컴한 방 안에도 푸른 하늘이 있다”는 뜻이다. 빛을 기대할 것이 아니라 내가 빛이 되면 세상이 캄캄해도 그 어둠을 내가 다소나마 밝힐 수 있다는 뜻이다.

에디슨 씨는 뉴저지에 평생 살았다. 전구를 발명하고 처음 맨하탄에 전기 시설을 할 때도 에디슨 씨가 직접 공사를 하였다. 처음 전기가 켜졌을 때 사무실 마다 요란한 환성이 울렸다고 한다.

등잔불 시대에서 전깃불 시대로 옮겨진 것이다. 그 당시 뉴욕타임스는 이렇게 보도하였다. “에디슨 씨는 방마다 줄을 연결하고 계란처럼 생긴 유리알을 매달았다. 그리고 스위치를 누르자 밤이 낮이 되었다. 이 세상에서 사람이 만든 빛 중 이렇게 밝은 빛은 없을 것이다.”전등은 세상을 바꾼 빛의 대혁명이었던 것이다.


한 때 한국 최고의 부자로 꼽히던 정주영 씨가 회사원들에게 줄곧 하던 말이 “위를 보고 달려라”는 가르침이었다고 한다. 부자가 되라는 뜻이 아니라 시선을 높이고 살아야 한다는 교훈이다.

목표를 물질에만 둘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면도 생각하는 것이 높은 시선이다. 경주의 목표를 많이 갖는 것에만 둘 것이 아니라 인생의 아름다운 성취도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다. 정신건강, 신앙훈련 등도 염두에 두고 달리는 것이 바른 인생관이다.

성경은 하나님이 “빛이 있으라”는 빛의 창조 명령으로부터 지구와 인류가 시작되었음을 말하고 있다. 그 빛을 이어가는 것이 인류의 역사이다. 세상을 한탄하고 무질서를 규탄할 것이 아니라 내가 빛이 되고 내 시선을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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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섭/목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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