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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전문의의 건강칼럼] 독감과 코로나19 바이러스 어떻게 구분할까

2020-08-25 (화) 김영진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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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전문의의 건강칼럼] 독감과 코로나19 바이러스 어떻게 구분할까

김영진 전문의

이제 곧 가을이 다가오면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겠지만 반갑지 않은 환절기 불청객도 함께 올 것이다. 바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유행인 독감 시즌(flu season)이 시작될텐데 이는 보통 8월말 쯤 시작해 이듬해 3-4월까지 지속된다. 독감은 이렇게 계절성이 크기 때문에 주로 가을과 겨울에 발생하는데, 한여름까지도 계속해서 확산중인 코로나19(COVID-19) 바이러스같은 경우는 계절성이 거의 없다고 본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지난해 12월 겨울에 처음 발견되었고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날씨가 따뜻해지면 바이러스 확산이 줄어들거라고 예상하는 학계 의견들이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온도나 습도에 크게 상관 없이 여전히 확산중이다. 독감과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서로 겹치는 증상이 많고 독감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위험한 질환이 될 수 있기 때문에 2020년 독감 시즌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독감으로 더 알려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각기 다른 종류의 바이러스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왕관 모양과 같은 바이러스 모양의 코로나 패밀리에 속하고 독감은 오르토믹소바이러스(orthomyxoviridae)패밀리에 속한다. 이러한 구분에서 두 바이러스의 차이점이 나온다. 독감과 코로나19의 증상들 중 기침, 콧물, 코막힘, 발열, 두통/근육통, 편도선염 등과 같은 유사한 증상들이 많이 있는데 그렇다면 어떤 증상들로 독감과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구분할 수 있을까?

우선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호흡곤란 또는 맛이나 냄새를 못 맡게 되는 일반 독감과는 확실히 다른 증상들을 가지고 있다. 잠복기간에도 차이가 있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나서 보통 1-4일 안에 증상들이 빠르게 나타나는데 코로나19 같은 경우에는 이보다 대부분 늦게 나타나게 된다. 잠복기간니 보통 5일에서 14일까지도 갈 수 있는데 드물게는 2-3일 안에도 증상들이 나타날 수도 있다. 또 한 가지 차이점은 독감은 대부분 증상이 있을 때에만 다른 사람에게 전염되는데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증상이 전혀 없거나 회복된 이후에도 다른 사람한테 옮길 수 있다. 이 때문에 코로나19의 전염 예방에 더욱 유의해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독감은 아이들한테 더 위험할 수 있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대부분 어린 아이들에게 심한 증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소아청소년 다기관 염증 증후군(multi-system inflammatory syndrome)이 드물게 발생 할 수 있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합병증이다. 독감의 합병증 또한 여러가지로 나타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수막염, 심근염, 폐렴과 같은 합병증을 조심해야 한다. 코로나19도 이와 유사한 합병증들이 있지만 특히 유의해야하는 경우는 바로 심혈관질환을 가진 환자분들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심혈관 질환 환자들에게 혈전 또는 급성 신부전증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하면 매우 위험해질 수 있다.

환자들에게서 독감과 코로나 바이러스에 동시에 걸릴 수 있는 지 질문을 많이 받는데, 이에 대한 대답은 Yes이다. 2020년 12월과 1월에 독감과 코로나19 동시에 걸린 경우가 실제로 꽤 있었다. 이런 경우 아무래도 발현되는 증상들이 훨씬 심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러한 위험을 줄이려면 반드시 독감예방접종(플루백신)을 맞아야 한다. 특히 65세 이상 어르신들이나 임산부 그리고 당뇨, 심혈관질환, 천식, 폐질환과 같은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들은 독감이나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합병증이 더욱 심하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이런 분들은 꼭 독감예방접종을 받도록 한다.

코로나19과 독감 모두 쉽게 전염이 되는 바이러스이고 두 가지를 구분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CDC에서 특별한 테스트 방법을 개발했다. 이는 독감 A와 B, 그리고 SARS2-CoV 바이러스를 하나의 검사로 구분할 수 있는 테스트이다. 이렇게 검사하면 두 바이러스에 모두 걸린 경우에도 쉽게 찾아낼 수가 있다.

플루백신은 보통 8월말에 나오는데 일찍 접종을 할 수록 안전하다. 본격적인 독감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맞아야 감염에 대비해 항체를 만들 수 있고, 이후 독감에 몇 차례 걸리더라도 금새 회복할 수 있는 확률이 매우 커지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은 아직 출시 시기에 대해서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현재로선 독감예방접종으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한 걱정이라도 덜어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김영진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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