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2승 류현진 인터뷰, 13년 만에 한국인 투수 동시 선발 등판
▶ 2승 거둔 류현진“몸 상태 올라와…공에 힘 붙은 듯”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은 KBO리그 소속 시절 최고의 라이벌이었던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과 같은 날 선발 등판하게 돼 좋았다고 밝혔다.
류현진은 18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오리올 파크 앳 캠든야즈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원정 경기를 마친 뒤 화상 인터뷰에서 김광현과 관련한 질문에 “등판 직전까지 클럽하우스에서 (김)광현이의 경기 모습을 보며 응원했다”며 “같은 날 선발 등판하게 돼 매우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광현이는 그동안 경기를 치르지 못하면서 공을 제대로 던질 수 없었다”며 “더군다나 메이저리그 첫 선발 등판이라 긴장이 컸을 텐데 잘 막은 것 같다”고 전했다.
류현진은 “김광현은 계속 좋아지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덧붙였다.
이날 류현진은 6이닝 4피안타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2승째를 거머쥐었고, 김광현은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원정 경기에서 3⅔이닝 동안 3피안타(1피홈런) 3볼넷 1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제 몫을 다했다.
한국 투수가 메이저리그에서 같은 날 선발 등판한 건 2007년 4월 16일 김병현·서재응 이후 13년 만이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 내용에 관해선 “전체적으로 제구가 잘 됐다”며 흡족한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다음은 류현진과 일문일답.
-시즌 초반과 오늘 경기 내용을 비교하면.
▲ 전체적으로 제구가 잘 됐다. 시즌 초반보다 몸 상태가 올라왔다. 구속은 생각만큼 올라오지 않았지만, 공에 힘이 생긴 것 같다. 계속 좋아지고 있다.
-볼티모어는 적극적으로 스윙하는 타자들이 많은데, 어떻게 대응했나.
▲ 약한 타구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같은 구종을 던지지 않은 게 잘 된 것 같다.
--86개밖에 던지지 않았는데.
▲ 원래는 1이닝을 더 던지기로 했다. 그러나 점수가 더 나오고 상대 팀 투수가 바뀌면서 시간이 지체됐다. 그래서 코치진이 교체를 결정한 것 같다. 아쉽지만 기분 좋게 끝냈다.
-소속 팀이 불펜 문제를 겪고 있어 많은 공을 던져야 한다는 생각이 있을 것 같은데.
▲ 당연하다. 100개 이상 던져야 한다. 다른 선발 투수들도 최소 100개 이상 던진다는 생각으로 준비하고 있다.
-땅볼 타구를 11개나 유도했다.
▲ 내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스윙 타이밍을 잘 뺏은 것 같다. 헛스윙이 많이 나오진 않았지만, 효율적으로 경기를 진행한 것 같다.
-경기 전 볼넷을 줄이겠다고 했는데, 이 부분을 의식하고 던졌나?
▲ 볼넷은 내가 가장 싫어한다. 볼넷을 허용하고 싶지 않았다. 시즌 초반엔 제구력이 흔들리면서 볼넷을 많이 허용한 것 같다. 오늘 경기에선 이 부분을 의식하고 던졌다. 다만 4회 1사 2루 페드로 세베리노를 상대하면서 3볼에 몰렸는데, 그때는 조금 어렵게 상대했어야 했다. 중심타자를 상대로 3볼에서 한가운데 직구를 던졌다. 결과적으로 적시타를 허용해 아쉽다.
-오늘 김광현도 등판했는데.
▲ 함께 등판해 기분 좋다. 광현이는 그동안 경기를 치르지 못하면서 공을 제대로 던지지 못했을 것이다. 더군다나 첫 선발 등판이라 긴장감도 있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잘 막은 것 같다. 오늘 클럽하우스에서 광현이의 투구 모습을 보면서 등판을 준비했다. 광현이는 계속 좋아질 것이다.
-등판하는 경기마다 토론토 타선이 지원을 많이 해주고 있다.
▲ 심적으로 도움 된다. 선발투수가 야수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건 수비 시간을 짧게 끊어주고 휴식 시간을 길게 확보해주는 것이다. 이닝이 길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