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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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후 발목 안쪽 찌릿…‘부주상골증후군’의심

2020-08-17 (월)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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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학생 10명 중 1명꼴로 발병 방치땐 평발·관절염으로 진행

▶ 통증 심하면 수술도 고려해야

농구를 좋아하는 중학생 A군(13)은 얼마 전부터 농구만 하면 발목이 아팠다. 급기야 극심한 고통으로 주저앉아 일어나지 못한 채 병원으로 실려갔다. 의사는 부주상골(副舟狀骨)이라는 뼈가 주변 뼈 등과 충돌해 염증·통증 등을 유발하는 ‘부주상골증후군’이라고 했다.
중학생 B군(14)은 지난해 방과 후 축구에 재미를 붙여가던 중 발등과 발바닥 아치에 통증을 느끼곤 했다. 하지만 딱 맞는 축구화를 벗으면 통증이 사라져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런데 하루는 발목이 삐끗하더니 일어서지 못할 정도로 심한 통증을 느꼈다. 역시 부주상골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부주상골은 발목 안쪽 복사뼈 밑 2㎝ 지점에 있는 뼈로 약간 튀어나와 있다. 발목과 엄지발가락을 이어주는 주상골 옆에 있으며 ‘액세서리 뼈’로도 불린다. 그런데 어떤 이유로 주상골에 제대로 붙지 못한 채 작은 뼛조각처럼 남아 있으면 주변 인대·조직과 충돌해 염증·부종·통증이 생기는 부주상골증후군이 유발된다.

일상생활에는 큰 불편이 없지만 발레나 농구·축구·인라인 스케이트 등으로 발에 지속적인 압박이 가해진 경우가 대표적 사례다. 중학생 무렵 10명 중 1명꼴로 나타나는데 성장통이나 과한 운동에 따른 후유증으로 오해하기 쉽다. 골절 등 외상으로 부주상골이 분리될 경우 극심한 통증을 일으킨다. 어린이는 발의 아치가 비교적 유연해 증상이 적은 편이다.


치료방법은 주변 조직의 손상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초기에는 약물치료, 깔창이나 돌출부위 깁스를 통한 발바닥 아치 유지, 주사·충격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한다. 효과가 없으면 부주상골을 제거하거나 유합하는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이호진 연세건우병원 족부전문의는 “자녀가 운동 후 발목 등에 지속적으로 통증을 호소하는데 안쪽 복사뼈 아래 부위가 심하게 부어 있으면 부주상골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며 “부주상골이 많이 튀어나왔거나 발목을 자주 접질리고 발목 주변에 심한 통증이 있다면 수술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발바닥의 아치를 유지해주는 경골(정강뼈) 뒤 근육인 후경골근이 주상골이 아닌 부주상골에 붙어 있거나, 부주상골증후군을 방치하면 후경골건 약화·기능장애로 발바닥 아치가 무너져 평발이나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수술은 일반적으로 부주상골을 제거하고 후경골 힘줄을 주상골에 부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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