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교 대학에 간 초보작가, 학생들 만나며 젊은 시절 돌아가…활기 충전
2020-08-07 (금)
▶ 스트리밍으로 보는 새 영화 ‘나도 여기 다녔어’ (I Used to Go Here) ★★★½ (5개 만점)
케이트(왼쪽)가 자기가 사모하던 교수 데이빗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35세난 여류 작가가 자기가 다니던 대학으로부터 강연 초청을 받아 오래간만에 학교를 방문, 학생들과 교류를 하면서 자기가 갖고 있는 시름을 털어버리고 생활의 활기를 되찾는 단정하고 보기 좋은 소품이다. 상영시간 86분짜리로 조금 더 얘기를 해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즐길만한 참한 작품이다.
각본을 쓰고 감독도 한 크리스 레이의 모교인 일리노이주 카본데일에 있는 서던 일리노이대에서 찍었는데 학생 시절에 대한 그리움이 아늑하니 배어있다. 서두르지 않고 편안하게 전개되는 인물 탐구의 영화로 주인공의 삶을 약간 빼딱하고 경쾌하게 묘사했는데 매우 사실적이어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학창시절을 생각나게 한다.
시카고에 사는 케이트(질리안 제이콥스)는 이제 막 첫 소설을 출판한 신출내기 작가. 그런데 서평이 혹독한데다 책도 안 팔려 북 투어마저 취소됐다. 설상가상으로 결혼을 약속한 남자가 느닷없이 관계를 끊고 전화도 안 받아 케이트는 삶의 방향을 잃고 의기소침해 있다. 그는 자기 고민을 임신한 대학 동기 친구인 로라(조이 차오)에게 털어놓으며 위안을 받는다.
마침 이 때 모교의 창작과 교수 데이빗(저메인 클레멘트)으로부터 강연을 해달라는 초청이 온다. 데이빗은 케이트가 학교 다닐 때 사모하던 남자인데 바람둥이. 케이트는 그렇지 않아도 답답하던 차에 잘 됐다하고 모교를 찾는다. 케이트는 데이빗을 반갑게 만나서 과거와 함께 자신의 미래에 관해 얘기도 하고 또 교실에서 강연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영화의 중심 플롯은 케이트와 자기가 살던 옛날 집에서 기숙을 하는 15명 정도의 창작과 학생들과의 아기자기한 관계. 친절하기 짝이 없는 케이트의 학생 대표 호스트 겸 운전사인 엘리옷(람멜 챈)을 비롯해 자기를 성공한 작가로 취급하는 휴고(조쉬 위긴스)와 나머지 학생들과의 교류를 통해 케이트는 과거로 돌아가 젊음을 다시 경험한다. 이로 인해 케이트는 방향을 잃었던 삶의 진로를 되찾고 활력도 회복되면서 새 사람이 되어 시카고로 돌아온다. 아주 맑고 인간적으로 그리고 다정다감하게 인물을 고찰한 영화로 제이콥스가 사뿐한 연기를 한다. 스트리밍 서비스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