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델리·마트 등 필요 대비 확보율 50~70% 감소
▶ 교환액 제한·연방조폐국 동전 생산 줄인 것도 요인
동전 부족사태로 뱅크오브호프가 실시하고 있는 ‘희망 동전 모으기 캠페인’에 참가한 고객이 마스크를 받고 즐거워하고 있다.[사진제공=뱅크오브호프]
한인업소들의 동전 부족사태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연방조폐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동전 생산을 줄인 것이 큰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델리와 마트, 세탁소 등 동전 사용이 많은 한인업소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 이들 업소에 따르면 필요 대비 동전 확보율이 3주 전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델리 등 한인식품업계에 따르면 동전 확보는 보통 한인은행 등 거래하고 있는 로컬 은행을 통해 하고 있는데, 갑자기 교환 금액 제한이 생기면서 필요한 만큼의 동전을 확보하지 못하는 업소들이 속출하고 있다. 비즈니스 고객 경우, 과거에는 동전 교환 금액 제한이 없었는데 최근 들어, 하루 쿼터(25센트) 두 롤(20달러) 까지만으로 제한하는 은행이 있는 등 하루 동전 필요량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업소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뉴욕한인식품협회의 박광민 회장은 “거스름돈(동전)이 없으면 센트 단위 잔돈은 포기할 수밖에 없다”며 “일부 업소들은 직원 등 집(저금통)에 있는 동전 확보까지 나선 상황으로, 동전 공급이 조속히 정상화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인마트들의 상황도 비슷하다. 한 한인마트의 관계자에 따르면 필요 대비 동전 확보율이 적게는 50%에서 많게는 70%까지 감소했다. 필요량을 은행에 미리 알리고 방문해도 가장 많이 사용되는 쿼터와 페니는 매번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한 한인마트의 매니저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은행에서 필요한 만큼의 동전을 교환할 수 있었는데 3주 전부터 필요량의 절반 정도만 확보할 수 있다”며 “정산에 필요한 거스름돈(동전)은 아직 괜찮지만 정산 외 고객이 요청하는 동전 교환은 해 드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동전 부족사태는 한인업소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국 내 주요 유통 소매업소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미국적 현상’이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경제 봉쇄로 동전 생산과 유통이 줄면서 대표적 동전 유통(공급)처인 은행들이 동전 부족사태를 겪고 있는 것으로, 특히 연방조폐국이 직원들의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동전 생산을 줄이면서 동전 부족사태를 더 키웠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번 코로나19 팬데믹과 동전 부족사태를 계기로 현찰 사용 고객은 줄고 신용카드 사용 고객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플러싱 소재 한 한인마트의 매니저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신용카드 사용 고객이 20~30% 증가했다”며 “팬데믹 초기 감염을 우려한 고객들이 현찰 사용을 줄인 가운데, 이번 동전 부족사태까지 겹치면서 생겨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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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