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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의 발목 잡는 토론토의 ‘불안한 수비’…넘어야 할 과제

2020-07-25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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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비 약체’ 토론토 내야진, 개막전서 땅볼 처리 실수 연발

▶ 땅볼 유도형 투수 류현진에 불리한 환경…스스로 이겨내야

류현진의 발목 잡는 토론토의 ‘불안한 수비’…넘어야 할 과제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연합뉴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에이스 류현진(33)은 예상대로 개막전부터 불안한 내야 수비 문제에 시달렸다.

류현진은 24일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의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4⅔이닝 3실점의 다소 아쉬운 성적을 기록하며 승패 없이 경기를 마쳤다.

류현진은 홈런 1개를 포함해 안타 4개를 내주고 사사구 역시 4개나 범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동료들의 불안한 수비도 류현진의 발목을 잡았다.


◇ 토론토 수비, 어떤 실수 범했나

류현진은 2회까지 삼자범퇴로 완벽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토론토 동료들은 3회부터 류현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류현진은 첫 타자 윌리 아다메스를 2루 땅볼로 유도했는데, 2루수 캐번 비지오가 이를 처리하지 못했다.

강습 타구는 비지오의 몸을 맞고 굴절돼 중견수 쪽으로 굴러갔다. 중견수 랜들 그리척은 이 공을 처리하려고 허둥지둥하다가 발을 헛디디면서 넘어지는 실수를 범하기도 했다.

그사이 타자 주자는 2루에 안착했다.

4회에도 불안한 내야 수비가 류현진의 부담을 가중했다. 류현진은 1사 1루에서 마누엘 마르고트를 3루 땅볼로 유도했다. 5-4-3 병살타로 연결해 이닝을 종료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3루수 트레비스 쇼의 송구 동작이 빠르지 못했고, 2루수 비지오의 1루 송구가 원바운드로 이뤄지면서 타자 주자를 잡지 못했다.


이닝을 끝내지 못한 류현진은 이후 적시타를 허용해 첫 실점 했다.

◇ 토론토의 불안한 수비, 시즌 전부터 문제 제기

사실 토론토의 불안한 수비는 개막 전부터 문제로 부각됐다.

토론토는 지난 시즌 인플레이 타구 중 아웃으로 처리하는 비율인 수비효율(DER·Defensive Efficiency Ratio) 0.687을 기록했다. 이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20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토론토는 지난 시즌 3루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21)와 2루수 비지오(25), 유격수 보 비솃(22) 등 20대 초반의 어린 선수들을 대거 중용했는데, 경험 적은 선수들이 내야 수비를 맡으면서 수비 문제가 도출됐다.

블라디미르 주니어는 지난 시즌 120경기에서 17개 실책을 범해 아메리칸 리그 야수 중 전체 공동 7위를 기록했고, 비지오는 5개, 비솃은 7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이에 토론토는 비시즌에 6년 차 내야수 트래비스 쇼를 영입한 뒤 블라디미르 주니어를 1루로 전향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토론토의 내야 수비는 불안하다.

◇ 류현진은 '땅볼 유도형 투수'…수비 도움 절실

탈삼진을 많이 기록하는 투수라면, 팀 수비력에 크게 휘둘리지 않는다.

그러나 류현진은 상대 타자들을 맞혀 잡는 전형적인 '땅볼 유도형 투수'다.

구위보다는 제구력을 앞세워 범타를 유도한다.

류현진은 지난 시즌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서 땅볼/뜬공 비율 1.62를 기록해 이 부문 내셔널리그 전체 4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류현진은 다저스 소속 시절 수비 도움을 많이 받았다.

지난 시즌 다저스는 수비효율 0.714를 기록해 메이저리그 전체 30개 구단 중 2위를 기록했는데, 옛 동료들은 종종 안타성 타구를 호수비로 아웃 처리해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만들었다.

이제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류현진은 야수들의 수비 도움 없이 스스로 위기를 극복하고 이겨내야 한다.

예상치 못한 실책이 나오더라도 평정심을 유지하며 공을 던져야 한다.

사실 토론토 내부에서도 이런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

토론토 찰리 몬토요 감독은 지난 2월 플로리다주 더니든에서 열린 스프링캠프에서 "(땅볼 유도형) 류현진의 합류는 야수들의 수비력 향상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야수들의 수비 문제가 류현진의 투구에 어떤 문제를 일으킬지에 관해선 말을 아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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