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BLM 광고서 아사타 샤커 삭제하라”

2020-07-15 (수) 12:00:00 김경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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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경찰연합

전국경찰연합(National Police As¬sociation: NAA)은 팔로 알토 시에 거리에 전시된 BLM 포스터에 그려 진 전 흑인해방군(Black Liberation Army: BLA) 회원 아사타 샤커(As¬sata Shakur)의 그림을 없애달라고 요 청했다. 아사타 샤커는 BLA 핵심 회 원으로 활약하다 경찰에 체포돼 수 감 중 탈옥해 쿠바에 살고 있다.

전국경찰연합은 팔로 알토 시 관 계자에게 팔로 알토 거리에 그려진 “흑인들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라는 커다란 포스터에 나열된 16명의 삽화 중 아사타 샤커 를 제외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245피 트 길이에 17피트 높이의 대형 BLM 포스터는 해밀턴 에비뉴에서 시청까 지 걸쳐 전시돼 있다. 포스터에는 각 종 흑인 인권보호 문구와 삽화들이 그려져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아사타 샤커에 관한 것이다.

아사타 샤커는 FBI의 사상 첫번째 여성 테러리스트 수배 인물로 과격 흑인해방운동을 하다가 1973년 뉴저 지 경찰 웨르너 포스터 살해 혐의로 체포됐다. 조안 데보라 체시마드가 본명인 아사타 샤커는 일급살인죄를 선고 받고 감옥소에서 복역 중 극적 으로 탈출해 쿠바로 망명해 살고 있 다. NAA는 경찰살해범으로 도망자 신세인 아사타 샤커의 삽화를 시청 앞에 내건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샤커의 이미지 철거 를 요구했다.


아드리안 파인 팔로 알토 시장은 아사타 샤커의 이미지를 철거하거나 지울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파인 시 장은 아사타 샤커의 이미지를 내건 것은 그녀가 경찰살해범이라는 사실 보다 흑인인권운동가이기 때문이며 수백 년 동안 흑인들이 차별대우를 받아온 것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로버트 존슨 팔로 알토 경찰국장 은 아사타 샤커 이미지 철거에 대한 찬반 의견을 밝히지 않았으나 토니 벡커 팔로 알토 경찰연합 회장은 샤 커의 이미지를 철거해 달라고 시에 정식으로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팔로 알토 시 측은 경찰연 합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아사타 샤 커의 이미지를 제거할 의도가 없다 고 밝혔다. 임시로 내거는 포스터는 다양한 인종과 그룹의 정서를 표출 하고 있으며 시의 입장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NAA의 실체에 대해서도 의문이 많다. 2017 년 창설된 이 단체는 경찰 등 법 집 행관들의 단체라고 하지만 미니애 폴리스에 PO Box 주소만 두고 있고 전화를 걸어도 음성메시지만 흘러 나온다.

팔로 알토의 대형 포스터를 작성 한 오클랜드의 시시 카피오는 고난 과 압박의 시대에 살았던 흑인들의 인권운동에 앞장섰던 아사타 샤커의 경찰살해범이라는 죄명은 아직 확실 하게 밝혀진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 다고 말했다. 그 사건이 발생한지 거 의 50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아사타 샤커는 쿠바에서 정치망명인으로 살 고 있다.

<김경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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