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1개 때문에 78억 세계 인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 직업을 잃었는데, 노동국에 전화하고, 은행 확인하는 것이 이제는 풀타임 ‘잡(job)’이 되어버렸다.
다들 쉽게 받던데, 우리 교회 성가대에서 나만 못 받았다. 나 혼자만 뒤처진 것 같고, 그래서 나 혼자만 바보가 된 느낌이다.
정말 열불이 난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죽은 사람들을 생각하면 이렇게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이지만, 한 달 동안 집에 갇혀 있어서 그런지, 세상 사람들이 다 서운하고, 그동안 헛산 것 같다.
이러다가는 코로나로 죽기 전에 화병으로 죽겠다. 그 중에서 오늘 가장 열 받는 것이 PPP(paycheck protection program).
모든 법에는 맨 끝에 예외조항들이 붙는데, 그것을 보면 누가 로비를 했는지 알 수 있다. 처음에 PPP를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 할 때부터 알아봤다.
결국 전국적으로 수천 명의 직원들을 둔 식당과 호텔 체인점들은 예외적으로 직원 수 500명의 제한을 안 받도록 법을 만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엄청난 돈이 그들 주머니로 쏠려 들어갔다. 자기들이 낸 세금으로 자기들이 가져간다고 말하면 할 말은 없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다.
더 웃긴 것은 SBA다. SBA가 은행들을 고소한단다. 정말 SBA가 은행의 본성을 그렇게도 몰랐을까?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보자. 기존 대출이 나가 있으니 거기부터 살리고 싶은 것이 은행이다.
수수료가 10만 배 차이 나는데 누가 직원 5명짜리 회사 해주고 몇 푼 받겠나. 500명인 회사나 일 처리는 똑같다.
대출 금액이 아니라 건수로 수수료를 줬어야 했다. 애초부터 잘못 만들어놓고, 은행보고 뭐라고 난리들이다.
그렇다고 은행이 전혀 죄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건 내가 어젯밤에 꾼 꿈속의 얘기다. 우리 흥부는 첫날 제출했고 놀부는 둘째 날 제출했다. 은행에서는 SBA 규정에 따라 먼저 온 흥부 것을 먼저 처리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흥부 것은 쳐다보지도 않고, 흥부에게 일부 자료가 빠졌으니 다시 보내달라고 요청부터 하고본다. 아니면 양식 모양을 조금 바꿔서 새 양식에 적어서 다시 보내라고 한다.
흥부가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사이에 은행은 시간을 번다. 그 사이에 하루 늦게 접수된, 그러나 이미 다른 대출금이 나가 있어서 이 업체는 꼭 살려야 하는, 덩치 큰 놀부 것을 처리하기 시작한다. 흥부는 CPA 사무실에 연락해서 서류를 다시 만드는 사이에 놀부의 대출건은 SBA에 이미 제출 되었고, 돈은 벌써 거기로 가버린다.
물론 이것은 영화처럼 만든 100% 허구다. 그러나 이 시대, 이 나라에 살면서 미국의 금융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리고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는 깊이들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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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환 / 공인회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