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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전문의의 건강칼럼] 위암 발병의 원인과 예방 수칙

2020-04-21 (화) 김영진 가정의학과 전문의·차민영 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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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전문의의 건강칼럼] 위암 발병의 원인과 예방 수칙

김영진 가정의학과 전문의·차민영 내과

한국을 포함한 동유럽과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은 바로 위암이다. 반면 미국과 캐나다가 있는 북미지역과 아프리카에는 위암 발생비율이 현저히 낮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으로 이민을 간 일본인들을 추적해온 결과, 위암 발생의 원인은 유전적인 요인보다 환경적인 요인이 더 크다고 밝혀졌다. 일본 이민자들의 후손들을 살펴보니 위암 발생 확률과 사망률이 미국내 평균 수치와 비슷해지는 양상을 보였다.

위암을 유발하는 환경적 요인들 중 가장 큰 위험인자는 바로 식습관이다. 수 많은 연구에서 염분과 소금에 절인 음식을 많이 섭취할수록 위암의 위험이 올라간다는 결과를 보였다. 한국음식을 보면 다른 나라 음식보다 대부분 소금(나트륨)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이것으로 한국인의 높은 위암 발생률에 나트륨 섭취가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나트륨은 위 점막에 큰 영향을 주어 세포변화를 일으키는데 여기서부터 꾸준히 진행되면 암으로 발생하는 확률이 생긴다.

두 번째 위험인자는 엔트로소 화합물(N-nitroso compounds)을 가진 음식 섭취이다. 특히 세계보건기구의 국제 암 연구기구(WHOIC)에서는 기름진 음식과 가공육들(베이컨, 소시지, 훈제고기 등)을 많이 섭취하면 흡연과 음주 시 암 발병을 촉진하는 것과 유사한 위험성을 가진다고 보고하였다.


음식물 이외에 다른 생활 습관들도 위암에 영향을 준다. 9,492명의 위암 환자들을 조사한 결과, 체질량 지수가 높을수록 위암과의 상관관계가 높았다. 또한 흡연자들과 10년 이내에 담배를 끊은 경우에는 위암 발병률이 거의 2배로 올라갔다. 2017년 WHO 보고에 따르면 한국남성 중 49.8%는 담배를 피운다고 한다. 반면 미국은 25%의 남성들이 흡연한다고 보고되었다. 결과적으로 짜게 먹는 식습관, 육식 위주의 기름진 식습관, 비만, 그리고 흡연까지 합쳐진다면 위암에 걸리는 확률이 크게 올라간다고 볼 수 있겠다.

유전적 요인으로는 가족력과 혈액형 A형의 위험성이 있다. 유전적으로 발생하는 특정 종류의 위암들이 있다. 그리고 조사에 따르면 다른 혈액형(B, O, AB)보다 A형인 경우 20% 가량 위험성이 더 큰 것을 볼 수 있다.

세 번째로 위암을 유발하는 원인은 잘 알려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 균이다. 헬리코박터 균의 감염 증상은 구토와 복통, 잦은 트름 등과 같이 위 식도 역류증과 유사하게 나타난다. 하지만 증상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헬리코박터 균이 위에 오랜 기간 머물면서 위 내벽이 변하기 시작한다. 여기에서 위암으로 갈 수 있는 변화가 시작된다. 위 내시경에서 헬리코박터균이 발견되었다면 반드시 항상제 치료를 해서 균을 없애야 위염과 위암 등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

위암은 뒤늦게 발견되기가 쉽다. 위암으로 나타나는 증상들은 복통, 체중 감량, 연하 곤란, 위출혈(혈변) 등이 있지만 초기와 중기에 증상들이 거의 없고 처음 증상들이 나타날 때는 이미 전이가 되어 있는 경우가 50% 가량 된다. 따라서 위암은 조기발견이 매우 중요하다.

미국에는 위암 발병률이 비교적 높지 않기 때문에 예방 서비스 특별팀(USPTSF)에서는 위암 검사를 한국과 같이 적극적으로 추천하지 않는다. 하지만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들은 반드시 별도로 위 내시경과 같은 암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위암은 초기에 발견할수록 수술, 방사선, 항암 등의 치료로 5년 생존율이 70%(말기 발견 시 5-10%)로 급격히 올라간다. 한국의 경우 대부분 40세부터 검사를 시작하여 2년 마다 암검사를 시행한다. 미국 내 한인들의 경우에도 이러한 지침을 따라 늦기 전에 검사 받으시는 것을 추천한다.

필자가 진료하는 환자분 중에서도 위암을 조기 발견하여 치료 후 건강히 지내시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그 중 기억에 남은 환자분은 45세 남성 환자로 비흡연자에, 매일 운동을 하고, 육류보다 과일과 야채 위주로 식사한다고 하였다. 당뇨나 고혈압과 같은 만성 질병도 전혀 없고 가족력도 없는 경우였다. 별다른 증상이 없이 2년마다 위 내시경 검사를 하는데 재작년에 처음으로 위내시경에서 비정상적 세포를 발견하였다. 다행히 초기여서 간단하게 제거 수술을 하였고 이내 완치가 되었다. 이처럼 별다른 위험인자가 없는 경우에도 누구나 위암에 걸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더욱 위암 예방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필요할텐데 바로 과일과 야채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다. 특히 엽산과 비타민 C가 포함된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경우, 위암 발생률을 40% 가량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야채를 많이 섭취하는 경우에도 위암 발생률을 30% 낮출 수 있다고 보고되었다. 이러한 과일 야채의 섭취는 엔트로소 화합물이 만들어지는 것을 예방한다. 또한 섬유질이 많이 포함된 식단과 꾸준한 운동으로 비만을 예방하고 금연하는 습관도 매우 중요하고, 주기적으로 암 검사를 받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예방법이라 할 수 있겠다.

문의 (213)480-7770

<김영진 가정의학과 전문의·차민영 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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