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미용실 못가니 이제 머리손질도 집에서 해요”

2020-04-14 (화) 이진수 기자
크게 작게

▶ 영업제한 장기화 머리 손질기구·염색약 등 판매 급증

▶ 4월 첫 주 온라인 샤핑몰 이발기구 판매 전년비 166%↑

“미용실 못가니 이제 머리손질도 집에서 해요”

코로나19 차단을 위한 영업제한 조치로 이발소와 미용실이 일시 문을 닫은 가운데 이발 기구와 염색약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브루클린 소재 한 미용실의 문이 굳게 닫혀 있다. [AP]

#플러싱 거주 한인주부 김모씨는 최근 아마존에서 ‘이발 세트’(Hair Cutting Kits)를 구입했다. 코로나19 차단을 위해 뉴욕주가 내린 이발소와 미용실 등 비필수 업종에 대한 영업제한 조치가 한 달 이상 이어지면서 가족들의 머리 손질이 필요해졌기 때문. 김씨는 “유튜브를 보며 난생 처음, 아이들 머리카락을 직접 잘랐다”며 “이번 주에는 염색약을 구해, 남편 머리카락을 염색해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뉴욕주의 이동제한 및 영업제한 조치가 장기화하면서 이발 등 머리 손질 기구와 염색약 등의 판매가 늘고 있다. 특히 이발소와 미용실, 네일살롱, 뷰티서플라이 업소 등이 모두 일시 문을 닫으면서, 대형마트나 온라인 샤핑 몰에서 관련 용품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것. CNN이 조사기관 닐슨의 자료를 토대로 발표한 보도에 따르면 4월 첫 주, 이발 기구와 염색약 판매는 전년 같은 기간대비 각각 166%, 23% 늘었다. 평소 한 달에 한 번 정도 이용하던 이발소와 미용실 등이 문을 닫다 보니, 머리 손질을 직접 할 수 있는 관련 용품을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월마트의 더그 맥밀런 최고경영자도 인터뷰를 통해 “사람들에게 이발이 필요해지기 시작했고 수염 다듬는 기계와 염색약 같은 것이 (많이 팔려나가는 게)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집에 머물면서 관심이 변하는 걸 확실히 볼 수 있다”며 고객들이 퍼즐이나 게임 같은 오락거리와 교육용 물품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CNN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월 첫 주, 가장 많은 판매고 증가를 보인 용품은 손세정제와 마스크 등 위생용품이었다. 손세정제의 판매량은 전년 같은기간 대비 40% 늘었고 뿌리는 살균제품 판매는 4배 가까이 늘었다.

3월 두 번째 주에는 마트 매대에서 화장지가 동나기 시작했다. 화장지 판매가 급증했다는 소식에 너도나도 사재기에 나서면서 화장지 제조업체가 24시간 공장을 가동해도 물량을 맞출 수 없을 정도였다고 CNN은 전했다.

3월 세 번째 주와 네 번째 주에는 빵을 굽는 데 들어가는 ‘이스트’ 판매가 크게 늘었다.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하면 각각 647%와 457% 증가했다. 이 시기엔 햄 판매도 각각 6배와 4배 늘었다. 주로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게 되면서 아예 집에서 빵을 굽는 경우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4월 첫 주에는 햄과 함께 머리 손질 기구와 염색약 판매가 급증했다.

<이진수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