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단행한 ‘셧다운’(봉쇄)을 언제 해제할 것인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5월1일을 경제 정상화 시점으로 염두에 두고 있는 가운데, 일부 주에서 코로나19의 확산이 주춤하는 양상을 보여 경제 재가동 논의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5월1일 경제활동을 섣불리 재개했다가는 ‘제2의 코로나물결’이 닥칠 것이라는 신중론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미국은 13일 오전 현재 확진 57만명, 사망 2만3,077명을 기록 중이다.
전 세계 코로나19 환자의 4분의 1 이상, 사망자의 5분의 1 이상이 미국에서 나왔다. 여전히 밀려드는 환자를 감당하지 못해 여기저기서 참상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확산세가 꺾였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경제활동 재개에 대한 언급이 잦아지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앤서니 파우치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의 발언이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과학적이지 않은 발언과 접근을 조목조목 반박해오던 파우치 소장은 12일 CNN에 출연해 언제 코로나19로 인한 규제가 해제되기 시작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나는 그것이 적어도 어떤 면에서는 아마 다음 달에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현재 시행 중인 다양한 규제 조치들을 한꺼번에 중단할 수는 없다면서 지역별로 발병 상황에 따라 점진적 또는 단계적인 (경제 활동) 재개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식품의약국(FDA)의 스티븐 한 국장도 ABC 방송 인터뷰에서 5월 1일이 경제를 재개할 좋은 목표이냐는 질문에 “그것은 목표이고, 분명히 우리는 그 목표에 대해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나는 그것을 말할 수 있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생각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우리는 터널의 끝에서 빛을 본다”고 말했다.
미국 내 최대 피해 지역인 뉴욕의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는 경제 재개와 관련해 사업체ㆍ점포와 학교가 동시에 문을 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학교가 보육시설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학교도 문을 열어야 부모들이 일하러 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반대 목소리도 분명하다.
워싱턴대(UW) 보건계량분석평가연구소(IHME)의 크리스토퍼 머리 소장은 “만약 5월 1일 경제 활동을 재개한다면 ‘제2의 물결’(second wave)이 7월이나 8월에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머리 소장은 발병이 최고조에 달한 것처럼 보이는 캘리포니아, 워싱턴주와 같은 주도 접촉자 추적조사와 검사의 효과를 보장하려면 정점 이후 몇 주를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일부 주가 5월 중순까지 경제 활동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면서 재개 이전에 주와 주 사이의 여행과 무역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