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실업수당 신청이 안돼요”…실직자들 늑장행정에 ‘분통’

2020-04-1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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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 신청 어렵고 복잡, 전화문의도 어려워

“실업수당 신청이 안돼요”…실직자들 늑장행정에 ‘분통’
페더럴웨이에 사는 한인 A씨는 최근 요리사로 일하던 음식점이 문을 닫은 뒤 워싱턴주에 실업수당을 신청했지만 최근 자격이 안된다며 거절통보를 받았다.

실제 받지도 않은 퇴직금(retirement benefits) 때문에 실업수당을 거절당했다는 사실을 알고 워싱턴주 고용안전부(ESD)에 전화를 했지만 계속 통화 중이고 이메일을 보내도 현재까지 연락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는 렌트비도 내야 하고, 식료품도 사야 하는데 실업수당이 나오지 않으면 당장 생활을 해나가기가 막막하다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뉴캐슬에 사는 또다른 한인 B씨도 최근 다니던 직장이 문을 닫으며 해고된 뒤 실업수당을 신청하기 위해 주정부 웹사이트에 접속했다 5~6시간 씨름한 끝에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신청자 폭주로 접속하기도 어려웠을 뿐 아니라 신청 과정이 복잡하고 익숙하지 않은 어려운 용어들로 인해 신청 자체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영어도 잘 못하는데 무엇을 물어보는지 너무 헷갈려서 겁부터 났다”며 “일자리를 잃은 것도 서러운데 실업수당 신청까지 스트레스를 준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미국은 물론 워싱턴 주내 실업자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고 있는 가운데 실업수당 신청을 둘러싼 시애틀 한인들의 불만도 증폭되고 있다.

ESD 홈페이지(https://secure.esd.wa.gov/home/)는 신청자들이 폭증하며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린 상태라 접속이 쉽지 않다. 또한 신청을 하더라도 자격여부를 통보받기 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있어 당장 생계가 급한 사람들은 애가 탄다고 입을 모은다.

더욱이 연방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특별하게 실업수당 신청 자격을 확대했지만 이들이 신청할 수 있는 시스템을 현재까지도 구비하지 못하고 있다.

연방 정부는 코로나로 문을 닫게 된 자영업자나 근무시간이 줄어든 근로자, 우버기사 등 긱워커, 프리랜서 등 독립계약자 등도 실업수당을 준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ESD는 실업자 급증으로 실업수당 신청이 순조롭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연방정부 지원시스템까지 갖추느라 4월 중순까지는 실업수당 신청 시스템을 완비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실업자들의 불만이 폭주하자 실업자들에게 실업수당을 신청하기 전에 우선 자격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온라인 체커(Checker) 사용을 독려하고 나섰다.

2페이지 분량으로 만들어진 온라인 체커는 근로자들이 지금 당장 실업수당을 받을 수 있는지, 연방정부 부양책을 위해 4월18일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혹은 전혀 자격이 없는지 알아볼 수 있는 자격심사기이다.

또한 다음 주말까지는 고용안전부 내에 전화나 채팅으로 민원인들의 상담에 응할 수 있도록 500여 직원을 확보해 고객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수잔 르바인 주고용안전부 장관은 “전화연결이 안되거나 실업보험에 부적격 판정을 받은 사람들이 많은데 얼마나 답답한 지 잘 알고 있다”며 실업수당을 받을 수 있음에도 못 받는 사람들이 생기지 않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주 고용국은 실제도 받지도 않는 퇴직금 때문에 실업수당을 거절당한 사람들도 많다는 지적에 대해 누군가 신청서를 잘못 확인하면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음을 인정하며 신청자들에게 수시로 스팸메일이나 정크폴더를 포함한 이메일을 확인하라고 권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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