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영업중단 틈타 ‘코로나 도둑’ 극성 부린다

2020-04-09 (목)
크게 작게

▶ 영업중단 업소나 단체 등 노리는 절도범죄 크게 늘어

▶ “911 신고는 오히려 감소해”

시애틀 다운타운에 위치한 비영리단체인 ‘컴패스 하우징 얼라이언스’직원들은 지난 6일 출근을 해보니 음식과 화장지 등 위생용품 등이 없어진 사실을 확인했다.

지난 주말 무슨 일이 이었는지 감시카메라를 확인한 결과, 두 명의 남성이 마치 직원처럼 태연하게 부엌 등으로 들어와 홈리스나 저소득층 주민들에게 주기 위해 보관하고 있었던 물건을 카트에 실어 가져가는 것을 확인했다.

페더럴웨이에 있는 유명 미용실인 ‘쉬어 매직 헤어 디자인’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영업중단 명령이 내려져 가게를 닫고 있었던 지난달 말에 도둑 피해를 당한 경우다.


도둑들이 영업중단 사실을 알고 침입해 가게를 난장판으로 만든 뒤 각종 미용실 용품들을 훔쳐 달아났다.

이처럼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문을 닫고 영업을 중단한 업소나 기관 등을 타겟으로 하는 도둑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애틀 경찰국 내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으로 시애틀 다운타운을 관할 지역으로 두고 있는 서부파출소에서 한달 간 발생한 업소 대상 절도피해는 한달 전 대비 무려 87%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부 파출소 외에도 캐피톨 힐 지역을 관할하는 동부파출소의 유사 범죄 발생률도 같은 기간 17%나 증가했고 시애틀시 전체적으로도 21%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 같은 절도 사건 발생률 폭등의 원인으로는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예방 차원에서 내려진 주정부의 ‘외출 금지령’과 사업체 셧다운 정책으로 영업을 하지 못하고 문을 닫은 사업체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울러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이후 경범죄를 저지른 범죄인들에게 구치소 수감 등의 처벌이 내려지지 않고 쉽게 석방되는 사례가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보석점을 포함해 시애틀 다운타운의 상당수 업소들은 건물 유리창 밖에 도둑 예방을 위한 합판을 설치하는 등 자체적인 대비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길거리 차량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도 범죄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시애틀지역에서는 최근 한 운전자가 문을 잠그지 않은 상태로 운전을 하다 교차로에 멈춰 섰다 갑자기 차문을 열고 난입한 강도범에게 물건을 빼앗기는 범죄 피해를 당했다.

경찰관계자는 “요즘 차량 통행이 줄어들어 차량 문을 닫지 않은 운행할 경우 범죄 피해에 노출될 수 있는 만큼 운전할 때 차량문이나 유리창을 잠그고 다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처럼 도둑 등이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일반적인 범죄를 다소 줄어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일반 병원에서 불요불급한 수술을 못하게 한데다 주민들이 병원에서 코로나에 감염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병원을 가기 위한 911신고 등은 대폭 줄어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