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 딸로부터 받은 뜻밖의 인증샷

2020-04-08 (수) 테드 리/ 뉴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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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문예

할리우드의 ‘스튜디오 뮤지션’이며 프리랜서 바이올리니스트인 막내딸 성아(星兒)가 프랑스 서 인디스 섬인 세인트 바쓰(St. Barth)로부터 뜻밖의 이메일을 보내왔다. 한 갑부의 사적인 파티에 초대된 100명의 손님들을 위해 공연할 미국의 인기 가수 제임스 테일러(James Taylor 1948 - )의 반주를 하기 위해서란다.

하늘과 땅과 바다, 자연의 경관은 물론, 투숙하게 된 초호화판 호텔시설에 그야말로 온갖 산해진미 음식이며 숙박료가 하루에 미화로 2만 4,000달러란다. 이 호텔 지하층에는 존 레논이 그의 유명한 노래 ‘이매진(Imaine)’을 녹음한 녹음실도 있단다. 이런 환상적인 환경을 맛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꿈만 같은데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연주하면서 그 보수까지 받는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쩌다 이렇게 상상을 초월하는 행운을 잠시나마 누릴 수 있게 되었는지 자문하다 보니 이 모든 것이 엄마 아빠의 헌신적인 지원과 희생으로 가능하게 된 것임을 깨닫고 뜨거운 눈물을 흘리게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두 언니와 자신이 엄마 아빠의 딸들임을 더할 수 없는 큰 축복으로 늘 깊이 감사하고 있음을 알아주시라는 것이었다.


이 이메일을 받고 미국 휴스톤 그랜드 오페라 오케스트라(Houston Grand Opera Orchestra) 의 바이올리니스트인 큰딸 해아(海.兒)와 스코티시 챔버 오케스트라(Scottish Chamber Orchestra)의 첼리스트인 둘째딸 수아(秀兒)가 다음과 같은 답신을 보내왔다.
딸들의 메일을 받고 나는 다음과 같이 답장을 했다.

너희들 엄마 아빠가 백년해로하지 못하고 결혼한 지 20년 만에 헤어지는 바람에 말할 수 없는 상처를 너희들에게, 그것도 너희들이 아주 어린 시절과 사춘기 때 주게 된 것을 언제나 마음 속 깊이 미안하게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이렇게 불완전하고 부족한 부모를 너희들이 원망은커녕 깊이 이해해주고 잘 커준데 대해 너희 엄마는 물론 아빠도 늘 마음 속으로 깊이깊이 감사하고 있단다. 너희들이 우리 딸들인 것이 우리에겐 더 바랄 수 없는 축복 중에 축복이란다.

특히 아빠가 너희들 이름을 지어 아빠가 꿈꾸고 희망한 대로, 너희들이 ‘하늘과 별과 바다의 아이들’로 아주 환상적인 삶을 살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 기적 중에 기적이란다.
사랑하는 아빠가

<테드 리/ 뉴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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