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조업 경기가 뚜렷하게 ‘위축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지표가 속속 나오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 19 사태 이후 상점을 닫으며 나무판자로 쇼윈도우를 가린 시애틀 캐피털 힐 한 상가 앞을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 /AP
미국 제조업 경기가 뚜렷하게 ‘위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미 공급관리자협회(ISM)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2월 50.1에서 3월 49.1로 하락했다고 1일 밝혔다.
PMI는 다국적 대기업 경영진을 상대로 생산, 주문, 공급, 재고 등을 설문한 결과로, 미국의 제조업 현황을 가장 잘 반영하는 지표로 꼽힌다.
‘50’을 기준으로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즉, 2월까지 확장세였던 제조업 경기가 3월 들어 위축세로 돌아섰다는 의미다.
ISM 티모시 피오레 의장은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충격으로 모든 제조업 분야가 타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영국 조사업체 IHS마킷이 조사한 미국 제조업 PMI도 2월 50.7에서 3월 48.5로 낮아졌다. 2009년 이후로 가장 낮은 수치다.
ISM의 PMI와 마찬가지로 ‘50’을 기준으로 제조업 경기를 판단한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련의 제조업 지표들은 거의 동일한 그림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신규주문과 급여는 감소하고 생산은 가파르게 줄었다”고 전했다.
아직은 코로나19 사태의 충격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까지 충분한 자료가 반영되지 않은 탓에 민간고용 감소 폭도 우려보다는 적었다.
시장정보업체 ADP는 3월 민간부문 고용이 2만7,000명 감소했다고 밝혔다. 고용이 줄기는 했지만, 12만5,000명 급감할 것이라는 시장 예상치보다는 양호한 수치다.
3월 12일까지 고용 실적을 집계한 것이어서 코로나19 사태의 충격이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주택시장에서도 코로나19 사태의 충격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주택 구매를 위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신청 건수는 전주 대비 10.8% 감소했다. 작년 동기 대비로는 약 24% 줄어든 수치다.
반면 낮은 금리에서 현금을 확보하기 위한 모기지 리파이낸싱(대환대출)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