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주 전역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산 금지를 위한 외출금지령이 내려진 뒤 전체 911 신고건수는 줄었지만 가정폭력 신고건수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시애틀 경찰에 따르면 지난 2월29일부터 3월 13일 사이에 가정폭력으로 인한 911 신고전화는 1년전 같은 기간 502회에서 614건으로 22%가 증가했다.
경찰에 따르면 현장에 출동한 결과 대부분 부부간 논쟁이었고 특별히 범죄혐의를 발견하지 못해 체포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이 집에 갇혀 있으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말싸움을 하다 결국 신고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벨뷰 경찰도 코로나 19 사태 발발 이후 전체 911 신고건수가 50% 감소했음에도 가정폭력 신고 건수는 오히려 증가했다고 밝혔다.
벨뷰 경찰에 따르면 도시전역에 걸쳐 매일 평균 절도나 자동차 사고 등 평균 259건의 911 신고전화가 있었지만 외출금지령 발령 후 124건으로 줄어들었다.
반면 3월 1일부터 23일까지 가정폭력 신고건수는 전년 동기 41건에서 48건으로 17%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외출금지령이 이미 가정폭력의 피해를 보고 있는 여성들에게는 더 큰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시애틀 경찰국의 파트릭 미차우 대변인은 “이번 코로나 위기가 가정폭력 피해자들을 사회지원망으로부터 차단하고 있다”며 “모든 사람들에게 집이 안전한 곳은 아니며 집에 머물라고 하는 메시지는 가정폭력 피해자들에게는 끔찍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가정폭력 피해자를 돕는 비영리단체 뉴 비기닝의 수잔 시걸은 “최근 가정폭력 피해자나 생존자를 위한 헬프 라인으로 오는 전화 건수가 줄었는데 좋은 사인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가정폭력 가해자들과 집에 함께 있기 때문에 도움을 청할 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이고 이는 더 큰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