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지구촌을 덮치면서 선거 등 세계 각국의 ‘정치 행사’도 사실상 개점휴업에 들어갔다. 미국 코로나19의 진원 뉴욕주는 대선 경선 일정을 두 달이나 늦췄고, 유럽에서는 선거 일정을 미루거나 규칙을 바꾸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28일 행정명령을 통해 “내달 28일 예정된 2020 대선 경선 일자를 6월 23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쿠오모 지사는 “투표를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뉴욕주는 민주당 경선 선거인단 수에서 캘리포니아주(415석) 다음으로 많은 274석을 점하고 있다. 자칫 잘못하다간 7월 민주당 전당대회도 미뤄져 전체 대선 일정이 파행을 빚을 수도 있다. 앞서 코네티컷 인디애나 로드아일랜드 등 12개 주 및 자치령도 경선 일정을 연기했거나 우편 투표로 전환했다.

유럽 정치권도 감염병 확산 탓에 혼란과 대립을 거듭하고 있다. AFP통신은 이날 폴란드 집권 법과정의당(PiS)이 코로나19 확산을 명목으로 60세 이상 고령자와 격리자 우편 투표를 허용하는 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선거 연기를 주장하는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선거규정 변경은 선거일 최소 6개월 전에 이뤄져야 한다’는 2006년 헌법재판소 결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야당이 의석 과반을 차지한 상원 표결이 남아 있지만 결국 정부 의지대로 결론이 날 것”이라며 후폭풍을 예고했다.

<김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