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中, 코로나19 의료물품 세계시장 노리지만…각국서 ‘퇴짜’ 속출

2020-03-29 (일)
크게 작게

▶ 진단키트 수출 102개 기업 중 中 정부 허가 업체는 21곳뿐

▶ 스페인·체코·터키·네덜란드 등 곳곳에서 中 불량제품 ‘거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하면서 중국이 관련 의료물품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곳곳에서 불량품이 속출하면서 중국산 제품의 신뢰성에 금이 가고 있다.

30일(현지시간 기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으로 인해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 진단키트, 마스크 등 관련 의료물품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치솟고 있다.

코로나19 진단키트의 경우 미국, 유럽 등이 한국과 같은 속도로 검사할 경우 그 수요가 하루 400만 개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으로 미국, 유럽 등 각국의 생산, 물류망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으면서 코로나19 의료물품을 대규모로 수출할 수 있는 나라는 한국, 중국 등 일부 국가에 국한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중국 기업들은 코로나19 의료물품 특수를 노리고 진단키트, 마스크 등 관련 의료물품의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생산하는 중국 '난징 라이밍 바이오 프로덕트' 사는 "이탈리아, 스페인, 헝가리, 프랑스, 이란 등에서 주문이 쏟아지고 있어 하루 24시간, 일주일 내내 공장을 가동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중국 BGI 그룹은 자사가 개발한 '실시간 유전자 증폭(RT-PCR)' 진단키트가 유럽통합규격인증(CE) 획득에 이어 미국 당국의 판매 승인을 받았다며 지난달 하루 20만 개였던 진단키트 생산량을 최근 60만 개로 늘렸다고 밝혔다.

문제는 의료물품을 수출하는 중국 기업의 대부분이 중국 보건 당국의 판매 승인마저 받지 않은 채 제품 수출만 서두르고 있다는 점이다.

SCMP에 따르면 유럽 각국에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수출하는 102개 기업 중 중국 보건 당국의 중국 내 판매 승인을 받은 기업은 21곳에 불과하다.

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호기를 맞아 지금껏 미국과 유럽 기업들이 장악했던 진단키트 시장에 중국 기업들이 도전장을 던졌지만, 중국 내에서도 품질이 검증되지 않은 제품이 세계 각국으로 수출되고 있는 셈이다.


그 결과 중국 기업들이 생산한 코로나19 의료물품 가운데 상당수가 불량품으로 밝혀지면서 세계 각국에서 중국산 제품에 대한 '퇴짜'가 잇따르고 있다.

스페인 전염병·임상 미생물학회는 중국 '선전 바이오이지 바이오테크놀러지' 사에서 수입한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검사한 결과 정확도가 80%에 이른다는 이 회사의 선전과 달리 그 정확도가 30%에도 못 미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스페인 수도인 마드리드시 정부는 이 회사의 진단키트 사용 중단을 결정했으며, 스페인 정부는 회사 측에 제품 교체를 요청했다.

체코 언론에 따르면 체코에서도 중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수입했으나, 수입한 진단키트를 이용한 검사 결과의 80%에서 오류가 발견됐다.

중동 현지 언론은 터키 정부가 중국에서 들여온 코로나19 진단키트의 샘플을 검사한 결과 정확도가 30∼35%에 불과해 터키 정부가 그 사용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필리핀에서도 중국이 기증한 코로나19 진단키트 중 일부가 낮은 정확도를 보였다는 주장으로 인해 논란이 벌어졌다.

중국산 제품의 불량 문제는 진단키트에만 국한되지 않아 네덜란드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에서 수입한 마스크가 품질 기준에 미달해 전량 리콜 조치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연합뉴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