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보고 들을 수 없어도~ ‘감동 콘서트’ 열린다

2020-03-17 (화)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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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YCC 청소년 콘서트 5월17일 개최

▶ 시각센터·농아교회 지원 위한 재능기부 3년째… 장애우도 참여

보고 들을 수 없어도~ ‘감동 콘서트’ 열린다

지난해 한빛장로교회에서 열린 VYCC 2회 공연 때 모습. VYCC 측은 2회 공연 수익금 약 5, 450달러를 비전 시각 장애인 센터와 남가주 농아교회 측에 전달했다.

장애우 사역을 위한 청소년 음악 콘서트 ‘VYCC’(Vision Youth Classical Concert)가 오는 5월17일(일) LA 동부 엘몬테 시에 위치한 한빛 장로교회에서 열린다.

비전 시각장애인 센터와 남가주 농아교회 지원 기금 마련을 위한 콘서트는 올해로 3회째다. 콘서트는 지난 2018년 시각 장애인 센터의 노후 시설 보수와 재활교육 기금 지원을 위한 목적으로 처음 시작됐다. 지난해 2회 때부터는 농아교회를 지원 대상 기관으로 포함하며 규모가 더욱 커졌다.

VYCC 측은 5월 공연을 앞두고 현재 참가 학생 및 후원단체 모집을 위해 한창 준비 중이다. 지난 14일 첫 번째 리허설 일정이 예정됐지만 갑작스럽게 터진 코로나19 여파로 직접 모임은 취소하고 대신 동영상 연주로 리허설을 대신했다. 지금까지 참가를 신청한 학생들이 동영상으로 연주 영상을 보내면 콘서트 지도 음악인들은 수준과 악기에 따라 연주곡 선정 및 편곡 작업을 거쳐 각 학생에게 선정된 곡과 연습 일정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후 개인 연습, 악기 섹션별 연습, 리허설 2회 등을 거친 뒤 본 공연이 개최된다.


VYCC 콘서트는 한빛 장로교회 부사역자 박민숙 사모와 딸이 2017년 겨울 비전 시각 센터를 우연히 방문한 것이 계기가 됐다. 시각 장애인들이 개조된 주차장에서 10년 넘게 식사를 해 온 열악한 시설에 모녀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 첼로를 연주한 딸 예림 양의 아이디어로 기금 모금을 위한 음악 콘서트를 개최하기로 했고 곧바로 콘서트 준비를 도울 음악인들을 주변에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김동근 지휘자(나성 영락교회 성가대 지휘자), 바이올리니스트 에이프릴 김(OC Pre-College Program Director of education and outreach), 첼리스트 해나 링(OC Christian Youth Orchestra Coach) 등 실력 있는 음악인들이 모이게 됐고 콘서트를 돕기로 참여 의사를 흔쾌히 밝혔다.

큰 규모의 행사를 준비해 본 경험이 전혀 없었던 박 사모와 가족 스태프는 여러 힘든 점에도 불구하고 우여곡절 끝에 콘서트를 개최했다. 결과는 당초 걱정과 달리 대성공이었다. 1회 공연을 통해 시각 장애인 센터 측에 약 4,310달러, 2회 때는 시각 장애인 센터와 농아교회에 각각 약 3,810달러와 약 1,640달러를 전달할 수 있어서 참가 학생들과 담당 음악인들이 모두 기뻐했다.

박 사모는 “우리 자녀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어렵고 소외된 이웃을 돌아보는 선한 경험을 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 콘서트 목적 중 하나”라며 “음악적 재능과 특기를 사용, 자존감과 자립심을 높이고 비전을 갖게 되는 계기”라고 콘서트 개최 목적을 설명했다.

박 사모는 또 “콘서트에 참가하는 비기독교 학생 및 가족, 타인종 가족에게 하나님의 사랑과 기독교 문화가 자연스럽게 전달되고 음악을 통해 이민자 가족의 상처가 치유되는 것을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농아교회가 참가한 지난해 2회 공연 때는 가슴 뭉클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연주회 참가 장애인들은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비참한 장애를 가졌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님을 알게 됐다”라며 상대 장애인을 격려하는 모습에 콘서트 참석자들이 모두 눈시울을 붉혔다고 한다.

피아니스트, 첼리스트, 바이올리니스트로 구성된 콘서트 지도 선생님들도 장애인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체험해보자는 의미로 조명을 모두 끈 뒤 악보를 보지 않고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연주, 또다시 감동의 무대를 선사했다. 이에 기독교 신앙이 없는 중국인 참가 가족은 뭉클한 감동에 기부를 약속하기도 했다고 한다.

박 사모는 “연습 및 콘서트 준비가 쉬운 과정이 아니지만 항상 하나님께서 지혜를 주신다”라며 “빌립보서 2장과 에베소서 5장 말씀대로 ‘주님의 마음’대로 하면 마음의 동요함 없이 콘서트를 준비할 수 있음을 경험했다”라고 지난 콘서트 준비 과정을 전했다. 박 사모는 또 “그동안 여러 업체들의 후원이 없었다면 콘서트 개최가 힘들었을 것”이라며 “올해도 많은 개인과 업체들의 도움이 절실하다”라고 후원을 부탁했다.

▶VYCC 콘서트 일정 및 장소: 5월 17일(일) 오후 7시, 한빛 장로교회(11608 Valley Blvd, El Monte, CA 91732)/ 입장료: 10 달러.

▶후원 및 참가 문의: 박민숙 사모 (714) 853-0543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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