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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전문의의 건강칼럼] 참을 수 없는 마려움 - 만성설사

2020-03-10 (화) 김영진 가정의학과 전문의·차민영 내과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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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설사는 묽은 변을 하루 중 여러 번 보는 증상이 4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미국에서는 전체 인구의 3-5% 정도가 만성설사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보통 선진국에서는 급성 감염으로 인한 설사는 드물지만 오히려 만성염증과 만성감염, 흡수장애질환은 더욱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음식섭취나 급성 질환을 통해 설사가 생길 수 있지만, 대부분 이런 증상은 4주 이상 지속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유제품을 과다하게 섭취하거나 기름지고 튀긴 음식, 또는 매운 음식을 많이 먹으면 설사를 자주 할 수 있다. 한편 급성 질환으로 인한 설사는 주로 바이러스로 감염에서 온다. 감기나 장염에 걸렸을 때 해당 바이러스가 소화기관을 통해 급성 설사를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설사증상은 1-2일에서 2-3주까지도 지속되다가 대개 4주 안에 다시 정상으로 회복된다. 이러한 급성 질환으로 인한 설사는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해결되지만 만성설사는 해당 원인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완화시킬 수가 있다.


만성설사의 첫 번째 원인으로 가장 흔한 것은 바로 과민성 대장증후군(irritable bowel syndrome: IBS)이다. 이는 식사나 스트레스 시 복통과 복부팽만감이 있거나 설사나 변비 등 대변 상태에 변화가 생기고 배설 시간이 불규칙하게 되는 만성적 질환이다.

만약 과민성 대장증후군으로 인해 설사를 하는 경우 비교적 적은 양의 잦은 설사를 하게 된다. 주로 아침에 일어나거나, 아침 식사 후에 설사를 하고 워낙 급하게 배변 욕구가 생겨 참기 힘든 경우도 많고 대변 후에 잔변감이나 개운하지 못한 기분이 들 수 있다.

두 번째 만성설사의 원인으로는 대장염과 같은 염증성 장질환(inflammatory bowel disease)이 있다. 원인 불명의 설사와 혈변이 반복되는 질환으로 주로 15-40세 또는 50-80세의 연령대에서 나타나는 크론병(Crohn’s disease)과 연령대와 크게 상관없이 나타나는 궤양대장염(ulcerative colitis)을 볼 수 있다.

크론병은 구강에서 항문까지 소화관의 어느 부분에서나 발생하는 염증으로 복통, 미열, 체중감소와 만성설사 증상이 나타난다. 궤양대장염은 주로 항문 쪽의 염증으로 크론병과 비슷한 양상이지만 주로 설사와 혈변을 많이 본다.

그리고 다음 세 가지 질환도 만성설사를 일으킬 수 있다. 먼저 흡수장애증후군(Malabsorption syndrome)은 어떤 원인에 의해 소장에서 특정 영양소의 흡수에 장애를 받아 발생하는 질환으로 기름지거나 냄새가 지독하고 물에 뜨는 등의 묽은 변을 보게 된다. 그리고 주로 복통보다는 더부룩한 느낌 이 들고 방귀가 많이 나온다.

또한 등산이나 캠핑을 자주 하는 경우 지알디아(Giardia) 감염증, 크립토스포리듐(cryptosporidium) 감염증, 아메바 감염증을 조심해야 한다.

자연상태의 음식물 또는 깨끗하게 처리되지 않은 음식물이나 음료를 섭취하면 이러한 감염증이 생길 수 있다. 항상 위생적으로 밀봉되어있는 음료를 마시도록 한다. 그리고 병원에 오랜 기간 입원한 경우 수많은 병원감염질환(hospital-acquired diseases)에 노출될 수 있는데 특히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균(clostridium dificile) 감염이 가장 증상이 심하고 치료가 어려운 경우이다. 이러한 박테리아균은 인체의 장에서 상존하며 장염을 일으키는데 전염성이 강해 상당히 짧은 시간안에 전염될 수가 있다.


마지막으로 복용하는 약으로 인한 부작용으로 설사가 나타날 수 있는데, 예로 효과가 좋은 당뇨약으로 많이 쓰이는 메트포민(metformin)이 있다. 이 약의 부작용은 소화기관에서 나타나는 복통, 소화불량, 메스꺼움, 설사 등이 있다. 필자의 환자들 중에도 메트포민으로 인한 만성설사나 복통의 부작용을 호소해 약을 바꾸고 멈춘 경우가 종종 있다. 복용하는 약은 환자의 반응과 이러한 부작용 양상에 따라 얼마든지 조절하고 변경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복용약물에 관해서는 주치의와 진료 시 충분히 상담하기를 권한다.

만성설사는 대부분 긴급한 의료상황은 아니지만 만약 증상을 느낀다면 곧장 주치의를 찾아보는 것이 좋다. 혈변, 야간 통증과 설사, 심한 복통, 이유 없는 체중감량, 혈액검사 상 철분 수치 부족, 염증 수치가 높은 경우, 대장암 가족력이 있다면 반드시 주치의와 상담을 하여 대장내시경 또는 필요한 검사를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한다.

문의 (213)480-7770

<김영진 가정의학과 전문의·차민영 내과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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