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등 면이 진열돼 있던 한 한인마트의 진열대가 텅 비었다 (사진 왼쪽) . 쌀 사재기 분위기 확산 속 한인마트 창고에 보관중인 쌀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 우려가 확산되면서 뉴욕에서도 쌀과 물, 라면, 휴지 등 생필품 ‘사재기’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2일 뉴욕일원 한인마트 관계자들에 따르면 사재기 분위기는 지난 달 말 시작, 지난 주말 정점을 찍었다. 이는 1주일 전과 비교할 때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지난 주말 워싱턴 주에서 미국 내 첫 번째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오면서 혹시나 모를 상황에 대비, 생필품을 미리 장만하려는 고객들이 사재기에 나서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한인사회는 지난 주말 트럼프 대통령이 대구를 여행경보 최고등급인 4단계(여행금지 권고)로 격상시킨데 이어, 1일 한국과 이탈리아에서 입국하는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의료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불안심리가 커지고 있다.
한인들이 많이 찾는 베이사이드 소재 한 한인마트는 지난 주말 쌀이 품절, 쌀 판매대가 텅 비었다. 이 마트의 매니저는 “쌀(흰쌀) 수요가 급증해 주말 동안 내놓은 쌀이 모두 조기 소진 됐다”고 밝혔다.
플러싱 소재 한 한인마트의 매니저도 “쌀과 물, 라면, 휴지 등 생필품 판매가 평소보다 크게 늘었다”며 “이번 사재기 분위기는 지난 달 27일 시작돼 지난 주말 가장 심했다”고 밝혔다.
뉴저지 소재 한 한인마트도 지난 주말 쌀과 물, 라면 판매가 평소보다 30%이상 늘었다. 이 마트의 매니저는 “쌀 특히 흰쌀 판매가 급증했고, 물과 라면(컵, 봉지) 등의 판매도 크게 증가했다”며 “특히 쌀 수요 급증으로 창고에 있는 쌀을 매장에 다시 진열하기에 바쁠 정도였다”고 말했다.
뉴욕일원 한인마트 관계자들은 “쌀 사재기가 본격화 한다면 쌀 공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쌀은 공급처가 서부(캘리포니아) 지역이기 때문에 늦어도 1주일이면 수요를 충족 할 수 있지만, 갑작스런 쌀 ‘사재기’가 발생할 경우, 로컬 공급처의 쌀은 부족해 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인마트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사재기 분위기는 한인보다는 타인종 고객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물과 쌀 등 생필품 사재기 분위기는 한인 마트뿐만 아니라 미 주류 대형마트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지난 주말 뉴욕 브루클린과 퀸즈, 롱아일랜드, 뉴저지 버겐카운티 등에 위치한 ‘코스트코’(Costco)에는 물과 쌀 등 생필품을 구입하려하는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롱아일랜드 소재 코스트코를 방문한 한인 이모씨는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몰린 것은 처음 봤다”며 “오랜 시간 기다린 끝에 겨우, 물을 구입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뉴욕포스트 1일자 보도에 따르면 뉴욕 브루클린 코스트코 매장 경우, 1일 이른 오후 공급된 48개 팔레트의 물이 단 10분 만에 소진됐다. 이 매장의 매니저는 “수 백명의 고객들이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으로 물과, 쌀 등 기타 생필품을 구입했다”며 “도매업자 입장에서는 1일, 하루 100만달러 이상 벌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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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