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젠틀맨(The Gentlemen’ 마리화나 재배공장 노리는 갱스터간 유혈폭력과 음모

2020-01-24 (금) 박흥진 편집위원
크게 작게

▶ 휴 그랜트 등 화려한 출연진

▶ ★★★ (5개 만점)

‘젠틀맨(The Gentlemen’ 마리화나 재배공장 노리는 갱스터간 유혈폭력과 음모

범법자 믹키는 마리화나 재배공장을 팔고 아내와 함께 은퇴생활을 즐기려고 계획한다.

나오는 사람들이 옷만 번드르르하게 신사복 차림이지 신사와는 거리가 먼 갱스터 범죄자들인 이 영화는 거칠고 사납고 폭력적이요 조야한 갱영화를 즐겨 만드는 영국의 가이 리치 감독 작품이다. 유혈 폭력이 난무하고 상소리가 판을 치는데 리치의 과거 갱영화들의 부분 부분을 짜깁기한 듯한 구식 복고조의 영화로 액션 팬들 용이다.

유명 스타들이 나오는 영화치곤 내용이 얄팍하기 짝이 없는데 플롯이 어찌나 복잡한지 어려운 수학문제 푸는 것 같이 이해하기 힘들다. 그러나 무자비한 갱영화치곤 배우들의 연기는 좋다. 영화는 처음에 피가 튀는 눈속임 장면으로 시작된다.

아름답고 강인한 영국인 아내 로잘린(미셸 도커리)을 사랑하는 미국인 믹키 피어스(매튜 맥코너헤이)는 마리화나를 재배해 파는 재벌. 영국 도처의 땅을 빌려 지하에서 마리화나를 재배한다. 영화는 타블로이드 신문사 사장 빅 데이브(에디 마산)를 위해 일하는 미끈미끈한 게이 사립탐정 플레처(휴 그랜트)가 믹키의 오른팔인 레이(찰리 헌남)를 찾아와 제의를 하면서 플래시백을 동원한 플레처의 서술형태로 진행된다.


플레처는 레이에게 자기가 갖고 있는 믹키의 범죄행각에 관한 문서와 사진을 몽땅 넘길 테니 그 대가로 2,000만 유로를 달라고 제의한다. 그런데 믹키는 마리화나 재배공장을 미국인 매튜(제레미 스트롱)에게 4억 유로에 팔고 은퇴하려고 흥정 중이다. 이런 사실을 알고 온갖 갱들이 서로 마리화나 재배공장을 차지하려고 덤벼들면서 유혈폭력이 판을 친다.

우선 중국계 갱스터 드라이 아이(헨리 골딩)가 믹키에게 재배공장을 자기에게 팔라고 은근히협박을 하면서 갱들간에 협박과 배신이 뒤엉킨 폭력적인 쟁탈전이 벌어진다. 러시안 마피아와 ‘타들러’라 불리는 거리의 갱 그리고 아일랜드 태생의 권투코치(콜린 패럴)가 혈전을 벌인다. 플래시백 등 리치 특유의 재주 부리는 카메라 기술이 얘기의 가벼움을 메우려는 듯이 야단스런 영화로 쿠엔틴 타란티노의 갱영화를 연상케 만든다.

휴 그랜트가 속사로 지껄이면서 간교한 연기를 아주 잘하고 미셸 도커리의 매섭고 독기 있는 연기도 보기 좋다. 그리고 찰리 헌남과 콜린 패럴의 연기도 볼만하다. 그러나 아무리 봐도 독창성이 모자라는 리치의 과거 자기 영화 우려먹기 식의 작품이다. R등급. 전지역.

<박흥진 편집위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