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엽문 4: 피날레’ 미국 무대로 펼쳐지는 쿵푸대가의 액션 흥미진진

2020-01-03 (금)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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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흥진의 영화이야기…(Ip Man 4: The Finale) ★★★½ (5개 만점)

▶ 제자로 이소룡 등장 눈길, 미군 가라데 교관과 대결 등 다니 옌, 과묵한 무술 인상적

‘엽문 4: 피날레’ 미국 무대로 펼쳐지는 쿵푸대가의 액션 흥미진진

엽문(왼쪽)이 샌프란시스코의 중국인 쿵푸 대가와 한 판 겨루고 있다.

중국 무술 윙 춘의 대가 엽문의 날렵하고 박력 있는 쿵푸액션이 번갯불 치듯이 화면을 강타하는 흥미진진한 영화다. 인기가 좋아 그 동안 2편의 속편이 만들어졌고 이것이 마지막 편인데 액션 위주의 영화여서 내용이 액션을 따라가진 못하지만 그런대로 액션과 드라마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엽문은 실제로 있었던 쿵푸 대가로 그의 제자가 이소룡이다. 이 마지막 편에 이소룡이 등장하는데 물론 실제 이소룡이 아니고 그를 많이 닮은 궉-관 찬이라는 배우가 나와 이소룡의 얼굴 표정과 제스처를 써가면서 특기의 무술실력을 발휘, 적을 쓰러트린다.

이 시리즈에서 볼만한 것은 선하고 기품 있고 조용한 엽문의 라이벌들로 제3편에서는 마이크 타이슨이 엽문의 적수로 나와 멋진 액션을 보여주었다. 액션 안무는 여러 쿵푸영화의 액션을 지도한 유명한 유엔 우 핑이다.

또 하나 볼만한 것은 엽문 역의 다니 옌. 쿵푸도사라기보다 과묵하고 단아한 모습의 선생처럼 보이는 다니 옌은 도사답게 웬만해선 자기 무술 실력을 발휘하지 않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가서야 마치 발레를 추듯이 손과 발과 온 몸을 동원해 적을 가격하는데 치명적인 동작이 유연하고 아름답기 그지없다.


홍콩에서 무도관을 운영하는 엽문에게는 고등학생인 아들이 있는데 문제아. 때마침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제자 이소룡이 자기가 나갈 무술대회에 참석해달라고 엽문에게 초청장을 보내온다. 엽문은 처음에는 이를 거절했다가 퇴학당한 아들을 유학 보낼 학교를 알아보려고 미국으로 간다. 영화는 이 때부터 미국이 무대다.

엽문은 여기서 일찌감치 이민 온 쿵푸대가들을 만나는데 이들은 엽문이 외국인에게 쿵푸를 지도한다고 해서 배척한다. 이와 함께 이들이 미국인들로부터 당하는 인종차별이 묘사된다. 클라이맥스에 이르기 전까지 서로 라이벌인 중국인 무도관 수련생들 간에 쿵푸 액션이 눈요깃거리로 나온다.

본격적인 액션은 엽문이 미 육군부대에서 군인들에게 가라데를 가르치는 훈련교관 바턴 게데스(스캇 애드킨스)에 맞서 쿵푸의 막강한 파괴력을 보여주면서 일어난다. 쿵푸 알기를 우습게 아는 인종차별주의자인 바턴이 묵사발이 되는 것은 빤한 일. 나이 먹어가는 엽문과 혈기 방장한 바턴 간의 액션이 멋지긴 하나 이 마지막 대결이 약간 김이 빠진 느낌이다. 그 전에 여러 차례 다른 쿵푸액션을 깔아 놓은 탓인 것 같다.

또 하나 유감인 것은 이소룡이 주변인물로 묘사되다가 흐지부지 없어지는 점. 그의 역이 좀 더 활발히 사용됐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그러나 묵은 체증이 시원하게 해소될 만큼 박진한 영화로 왜 이것으로 엽문 시리즈가 마감되는지는 영화를 보면 알게 된다. 윌슨 입 감독. 일부극장.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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