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주택 매물 부족 상황이 심화되면서 주택 시장에서 바이어들의 위치가 예전 같지 않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러한 매물 부족 현상이 심하다 보니 모든 에이전트들이 리스팅을 공유할 수 있는 MLS 시스템에 매물을 올리지 않고 매매를 시도하려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주택 매물이 부족한 LA, OC,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워싱턴DC 등의 지역에서 이러한 현상이 더욱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요새 바이어가 주택을 구입하러 다니다 보면 ‘Coming Soon’ 혹은 ‘Off-Market’ 같은 사인들을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이러한 사인들이 붙은 매물들 대부분은 MLS에 아직 입력되지 않은 매물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해당 매물의 리스팅을 가지고 있는 에이전트 이외에는 이 매물에 대한 정보를 바이어들이나 다른 에이전트들은 전혀 알 수가 없게 된다.

예를 들면 모든 매물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MLS와 달리, 가격은 물론 이 매물이 얼마 동안 마켓에 나와 있었는지, 현재 가격이 처음보다 올라갔는지 또는 내려갔는지 등 바이어들이 오퍼 가격을 결정하는데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객관적인 사항들을 확인할 수가 없어 전적으로 리스팅 에이전트의 입에만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최근 미국 부동산협회는 흔히 에이전트가 주머니에 혼자 가지고 다니면서 판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진 ‘포켓 리스팅’(Pocket Listing)이라고 불리는 MLS에 입력되지 않은 매물들에 대한 규정을 강화하여 2020년 5월 1일부터 시행하기로 결정하였다. MLS에 입력하지 않은 매물들에 대해서는 플라이어, 매매 사인 부착, 신문광고, 이메일 마케팅,‘질로우’(Zillow)나 ‘레드핀’(Redfin)과 같은 부동산 매매 웹사이트 등에 광고를 못하도록 규정이 바뀌게 된다. 따라서 모든 에이전트들은 리스팅을 받은 후 반드시 24시간내에 매물을 MLS에 입력하도록 새로이 규정하고 있다.

단, 예외 조항을 두었는데 ‘Office Exclusive’라는 규정을 두어 셀러가 원하지 않는 경우는 MLS에 올리지 않기를 원한다는 조건을 동의한 경우에만 입력을 하지 않고 리스팅을 받은 에이전트가 속한 부동산 회사 내에서 매매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셀러가 유명한 연예인이나 기업가라면 본인의 집을 팔 경우 외부에 알리지 않고 팔기를 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혼이나 가족간 복잡한 재산문제로 인해 외부에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는 경우도 이 경우에 해당될 수 있다.

사실 포켓 리스팅에 대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포켓 리스팅을 지지하는 쪽은 MLS에 올리기 전에 해당 매물이 나온다는 것을 미리 알려주는 일종의 pre-marketing로, 바이어가 있으면 매매가 가능하여 셀러가 집을 팔면서 겪어야 하는 여러 가지 불편함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들고 있다.

포켓 리스팅 반대 입장은 MLS에 올리지 않은 매물은 상대적으로 많은 바이어들에게 매물을 보일 기회를 잃게 되어 바이어들간에 경쟁을 통해 더 많은 가격과 좋은 조건에 매매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한다고 주장한다.

내년 5월1일부터 새 규정이 시행되게 되면 보다 많은 포켓 리스팅들이 MLS정식으로 등록될 것으로 보여 바이어에게 좀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러한 새로운 규제가 매물 부족 상황에 얼마나 많은 도움을 줄지는 모르지만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내년 2020년에도 상당 기간 주택 매물 부족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문의 (714)726-2828

<스티븐 김 파이오니아 부동산 대표>